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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내 똥도 연료로 쓸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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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우분 고체 연료화 사업 승인

톱밥-왕겨 등 섞어 하루 163t 생산

새만금 열병합발전소와 공급 계약

“지하수 오염 막고 탄소 244t 감축”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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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배설물인 우분(牛糞)을 고체 연료로 만드는 사업이 전북에서 시작된다. 전북도는 “정부로부터 우분 고체 연료화 신기술사업을 승인받아 본격적인 생산을 위한 실증작업에 착수한다”라고 18일 밝혔다. 정부로부터 우분 고체 연료화 사업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돼지의 배설물인 돈분과 달리 우분은 불순물 함량이 높아 현재 가축분뇨 공공 처리시설에서 사용하는 정화 처리나 바이오 가스화 방법으로는 처리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대부분은 개별 농가에서 퇴비로 활용된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 이 때문에 우분을 고체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배출 농가마다 우분 성상이 다양해 고체 연료의 안정적인 발열량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빛을 보지 못했다. 실제 2020년 새만금 3단계 수질 개선 대책으로 우분 연료화 사업이 반영됐음에도 경제성 부족과 수요처 미확보, 품질기준 미충족, 제도 미흡으로 추진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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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시 백산면에 있는 김제자원순환센터를 찾은 관계자들이 소의 배설물인 우분을 고체 연료로 만들기 위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전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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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는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새만금 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소 3곳과의 연료 공급 협약으로 수요처를 확보했다. 자체 연구를 통해 우분을 톱밥·왕겨 등 지역 농가에서 발생하는 농업 부산물을 혼합해 발열량 기준에 맞춰 안정적으로 고체 연료를 만들 방안도 찾았다. 정읍·김제시, 완주·부안군 등 4개 시군을 비롯해 전주김제완주축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전북도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및 가축 분뇨 고체 연료 시설의 설치 등에 관한 고시 규정에 따라 가축 분뇨만을 이용해 생산한 고체 연료로 제한하는 규제의 특례 신청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제1차 규제 특례 심의위원회’에서 가축 분뇨 중 우분의 처리 방법 다변화를 위한 규제 특례를 승인했다. 규제 특례는 혁신적 신제품의 시장 진입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임시로 기존 규제의 전부·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전북도는 특례 승인을 받음에 따라 이달 말부터 정읍·김제시와 완주·부안군 등 4개 시군에서 발생하는 하루 650t의 우분에 톱밥·왕겨 등 보조원료를 섞어 연료 163t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실증작업을 진행한다.

이렇게 생산된 연료는 열병합발전소에 납품된다. 실증을 거쳐 상용화가 이뤄지면 열병합발전소는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수입 펠릿 구매 과정에서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업으로 새만금 유역 내 수질 개선과 이산화탄소 244t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축구장 8246개 면적에 30년생 소나무 5만9000그루를 심거나 자동차 3만7100대를 1년간 운행하지 않는 효과와 같다고 전북도는 설명했다.

전북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분 고체 연료 생산 판매에 행정력을 모으는 한편 실증 결과 품질기준에 적합한 고체 원료가 입증되면 환경부 소관 가축분뇨법 등이 정비되도록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이 가축 분뇨를 에너지로 만드는 혁신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우분 고체 연료화 활성화 촉진을 위한 정책과 제도가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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