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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마저 '中 때리기'… 대선 이후 美中 무역전쟁 못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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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잉생산 우려 철강관세 3배↑
트럼프는 60% 일괄적 관세 시사
대선 앞두고 보호무역 경쟁 격화
바이든 "중국과 싸움 원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바이든, 철강노조 방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미국철강노조(USW) 본부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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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부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던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 이후에도 전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6년 넘게 보복관세에 시달리는 중국은 차기 미 대통령에 따라 대(對)미 전략을 조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으며 미국의 주장대로 '경쟁'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 바이든·트럼프 모두 中 때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대선 경합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높이겠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표가 필요한 바이든은 저렴한 중국산 철강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부정행위"를 벌하기 위해 현재 중국산 철강에 부과하는 7.5% 수준의 관세를 25%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021년에 취임한 바이든은 전임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방하면서도 그의 대(對)중국 보복 관세는 대부분 유지했다. 바이든 정부는 취임 초기 코로나19 창궐 및 국제 공급망 손상으로 물가가 뛰자 중국산 수입 확대로 물가를 잡으려 했지만, 최근 중국이 수출 확대로 미 기업들을 위협하자 방향을 바꿨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에 직면한 중국은 부족한 내수로 과잉생산 상태에 빠지자 이를 수출 확대로 극복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 보도에서 바이든 정부가 미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관련 제품의 관세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캐서린 타이 대표는 16일 발표에서 슈퍼 301조에 의거해 해양과 물류, 조선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후보로 나선 트럼프 역시 무역전쟁을 계속할 생각이다. 트럼프는 지난 2018년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따른 보복을 허용하는 슈퍼 301조를 발동해 중국산 제품에 품목별로 각각 15%,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개시했다. 그는 2020년 중국과 무역합의를 통해 보복 범위를 줄이고 일부 15% 제품군의 관세를 7.5%로 줄였으나 퇴임까지 중국과 대립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자신의 공약 홈페이지를 통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평균 3.3% 수준인 미국의 수입품 관세를 10%까지 올린다고 주장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보도에서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60%로 일괄 적용하는 방안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2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그 이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미중 '경쟁' 가능할까?

바이든은 17일 연설에서 "나는 중국과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나는 중국과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에도 중국과 관계에 대해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추구하고 있으나 그것이 분쟁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바이든은 1년 8개월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에서 협력을 논의했으며 지난해부터 장관급 인사들을 연이어 중국에 보냈다. 이달 3일에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다녀갔고 23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무역전쟁을 시작했던 트럼프와 보복관세를 이어가는 바이든 모두 반갑지 않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7일 USTR의 슈퍼 301조 조사 착수를 언급하고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국의 지난 정부(트럼프 정부)는 중국에 대한 301조 조사를 실시해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 규칙 위반 결정과 수많은 WTO 회원국의 반대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국내 정치적 필요에서 출발해 새로운 301조 조사를 시작하는 것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바이든과 트럼프 가운데 어느 쪽이 집권하든 힘든 싸움이 남아 있다. 트럼프의 경우 집권 시기 극단적인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국 중국이 대량의 미국 제품을 사겠다고 밝히자 약 2년 만에 전쟁을 잠시 멈추고 합의에 응했다. 향후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중국과 탈동조화(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큰손이자 트럼프 진영의 대형 후원자인 그는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중국은 세계 2번째 경제 대국이며 우리는 중국과 좋은 경제·정치적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트럼프같은 극단적인 공세는 피하겠지만 동맹들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호주와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영국 정부와 함께 장관급 회동을 열고 무역과 관련한 강압과 반(反)시장 관행에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당시 외신들은 6개국 성명이 중국을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USTR의 타이 대표는 16일 중국을 상대로 조사 개시 소식을 알리며 "지난해 6월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보았듯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파트너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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