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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거버넌스포럼 "HD마린 상장, 모회사 HD현대 주주 권익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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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에 구주매각 후 IPO로 주주가치 훼손 지적
모회사 HD현대 주가 구주매각후 3년간 18.5% 하락
물적분할 대책 훼손…금융당국 상장심사 강화해야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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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HD현대마린솔루션과 이 회사의 모회사인 HD현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과거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해 재상장한 것과 유사한 주주권익 침해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8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인 HD현대 주주들에 대한 보호방안이 없다며,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의 데자뷰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사후서비스(After Service) 전문기업으로 HD현대가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추정 몸값은 3조7000억원대로 올해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종목 중 몸값이 가장 큰 IPO대어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HD현대가 3조가 넘는 큰 사업부인 HD현대마린솔루션을 상장시키면서 기존 주주 보호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HD마린 상장에서 느껴지는 LG엔솔 데자뷰

HD현대는 2017년 현대중공업이 4개회사로 쪼개지면서 탄생한 지주회사다. 이 과정에서 HD현대(당시이름 현대로보틱스)는 HD현대마린솔루션(당시이름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21년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38%를 프리IPO(구주 매각)로 팔았다. 이후 HD현대마린솔루션 IPO까지 추진하면서 HD현대의 기업가치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 가치가 상당부문 빠지게 됐다.

거버넌스포럼은 "HD현대 주가는 2017년 분할 재상장 후 7년간 약 21.7%, HD현대마린솔루션 구주 매각 후 지난 3년여 동안 약 18.5% 하락해 일반주주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3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에서 모회사 HD현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다수의 주주들이 어떤 이익을 받고 있는지, 상장을 통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가 전혀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포럼은 "모회사 HD현대의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인데 상장 예정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기대하는 기업가치는 약 3조7000억원"이라며 "HD현대 일반주주의 관점에서는 상당히 큰 사업부문이 새로 상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 물적분할로 커다란 이슈가 됐던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데자뷰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HD마린 상장, 물적분할 대책 취지 손상시켜"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논란 이후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물적분할 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주주보호방안 제시, 분할 후 5년 내 상장 시 심사 강화 등의 개선책을 내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현대중공업에서 떨어져 나온 시점은 2017년으로 이미 분할 후 5년이 지났다. 다만 거버넌스포럼은 "분할 후 5년이 지나 상장하면 주주보호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 사모펀드에 지분을 팔기 전까지 HD현대 주주들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가치가 모회사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HD현대 주가는 HD현대마린솔루션 구주 매각 시점인 2021년 6월 이후 코스피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구주매각과 IPO추진으로 인해 HD현대 주주들이 손해를 봤지만,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이익을 공유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거버넌스포럼은 "HD현대마린솔루션 투자설명서에는 모회사 주주에 대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보호조치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이번 상장 심사 과정에서 금융위의 2022년 물적분할 대책의 근본 취지가 크게 손상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상장하는 회사들이 수많은 일반주주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대책을 갖고 있는지 철저히 심사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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