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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유연근무제 시행 기업에 여성 취업자 몰려…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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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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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무나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시행한 기업에서 여성 취업자수가 더 증가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집안일을 부부가 함께한다는 가족이 최근 많아졌다곤 하지만 정부가 조사해 보니 여전히 여성에게 쏠려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아이들 돌보는 일은 아빠보다 엄마가 주로 맡고 있었는데, 이런 현실상 비교적 근태 강도가 낮은 유연근무제 시행 기업으로 여성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이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패널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은 같은 시기 이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여성 취업자수가 4.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연근무제 시행 기업은 선택근무, 탄력근무, 집중근무, 재량근무, 재택 및 원격근무 가운데 하나라도 도입한 사업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효과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보다 여성 취업자가 6.8% 증가했으나, 대기업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정성미 여정연 연구위원은 “유연근무제 시행에 따른 여성 고용효과가 중소기업에서 크게 나타나 제도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확인했다”며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이 높은 유럽 국가에서 남녀 모두의 유연근무제 사용이 높다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8일 열린 여정연 '개원 4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표된다.

한편 전날인 17일 여성가족부가 전국 1만 2000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등·하원 하교를 엄마가 맡는다는 응답이 65%였고, 자녀의 식사, 취침, 외출 등 일상생활 돌봄이 엄마 몫이라는 응답은 78%가 넘었다.

또 청소, 빨래 등 가사 노동을 여성이 한다는 비율은 3년 전 조사보다 높았다. 다만 연령이 낮을수록 부부가 가사를 평등하게 분담하는 양상도 보였다.

이런 현상에 대해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전히 여성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여성들이 책임자로 가사 노동도 하고 자녀 돌봄도 하는 현실은 변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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