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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애물단지로 변한 한강공원 '괴물',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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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예산낭비' 등 지적 잇따라

이르면 상반기 중 철거하기로 결정해

공공미술의 취지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해 삶의 질과 문화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미술 작품 설치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을 위해 추진되면서 혈세 낭비로 돌아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서울 한강공원에 설치한 영화 '괴물' 속의 조형물이다. 18일 서울시는 다음 달 공공 미술심의위원회를 열어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한강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전반에 대한 철거 여부를 심의한다.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있는 괴물 조형물은 2006년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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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에 설치한 영화 '괴물' 속의 조형물이 10년 만에 철거될 예정이다. [사진출처=서울관광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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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의 크기는 높이 3m, 길이 10m로 예산 1억 8000만원이 투입된 조형물은 영화 개봉 8년 뒤인 2014년에 조성됐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자는 취지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형물은 그간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흉물 취급을 받거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조형물 가운데 노후도가 심해 미관을 해치거나 안전에 문제가 있는 조형물들을 철거할 예정"이라며 "괴물 조형물은 여러 논란이 있는 만큼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공공 미술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등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상반기 안에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19억원들인 천사상·10억 새우 타워…흉물 짓는 지자체
전국 각지의 공공미술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5일 기준 전국 공공미술 작품은 2만3600여 점에 달한다. 여기에 매년 1000여 점, 하루 평균 3점씩 공공미술품이 늘고 있다. 한 점당 평균 가격은 1억원대 중반에 달한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평가는 싸늘하다. 존재조차 몰랐다는 반응이 절반, '세금 낭비'란 반응이 나머지 절반이다. 대표적인 공공미술의 실패 작품이 인천 소래포구의 '새우 타워'(10억원)와 전북 고창군의 '주꾸미 미끄럼틀'(5억2000만원)이다. 저승사자를 연상시켜 무섭다는 민원이 빗발쳐 철거된 세종시 국세청 앞 '흥겨운 우리가락'1억500만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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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인천 소래포구의 '새우 타워', 전북 고창군의 '주꾸미 미끄럼틀', 세종시 국세청 앞 '흥겨운 우리가락'. 이 세 작품은 공공미술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사진출처=각 지자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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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작가의 허위 이력으로 인한 사기 사례까지 있다. 바로 전남 신안군 천사 조각상이다. 신안군 내 있는 하의도 곳곳에는 총 318점의 천사 조각상이 있다. 신안군이 섬 전체(34.63㎢)를 배경으로 야외 미술관을 꾸미겠다며 19억원을 들여 야심 차게 설치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만든 이는 최 모씨다. 섬 한쪽의 표지석에는 프랑스 파리7대학 교수·명예교수 역임, 바티칸 조형미술 연구소 고문 등 최 씨의 화려한 이력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신안군은 최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최 씨가 사기 등 전과 6범이고, 그의 이력은 모두 허위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경북 청도군도 최 씨에게 2억9000만원을 내고 조각상 20점을 구입해 공원 등지에 설치한 피해자다. 두 지방자치단체는 작가의 이력을 적극적으로 검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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