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50대 부부 유튜버 우리두리 “일본 전원생활이 궁금하세요?”[일본의 K유튜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유튜브채널 ‘우리두리’를 운영하는 부부는 주로 남편은 출연자, 부인은 촬영자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일본의 한적한 소도시에 살지만 유튜브 공간에서 구독자와의 소통은 왁자지껄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는 한국인 50대 부부가 있다. 일본에서 13년 넘게 살았지만 흉금을 터놓게 얘기할 수 있는 일본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지금 살고 있는 일본 사이타마현의 한 지역 마을은 2층짜리 전원주택이 앞뒤로 빼곡이 들어선 곳이지만 그렇다고 이웃과의 왕래는 거의 없다. 일본에서 흔하디흔한 편의점마저 찾기 힘든 곳. 한적하다 못해 답답할 정도다.

하지만 2년 반 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유튜브가 삶을 바꿔놓았다. 50대 부부가 본인들의 일본 생활기를 담담하게 적던 이야기는 이제는 일본 여행의 맛과 관광 정보를 넘어 일본 사회에 대한 설명까지 넓어졌다. 구독자도 이제 2만9000명을 넘겼다. 여행 정보를 찾는 20, 30대부터, 일본에서의 자녀 교육 및 유학, 그리고 은퇴자로 일본에서 살아가는 것 등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도 자주 찾는다.

도쿄 중심에서 지하철로 1시간가량 떨어진 외곽에서 일본 전원 라이프 등을 전하는 유튜브채널 ‘우리두리브이로그’ 얘기다. 사이타마현에 있는 유튜버 우리두리의 집이자 ‘사무소’를 찾았다. 유튜버 ‘우리’는 남편, ‘두리’는 아내로 둘 다 50대 초반이지만 유튜브에 대한 열정만큼은 MZ 세대 못지 않았다.

-50대에 유튜버를 시작하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나요.

“평소에도 워낙 사진 찍고 동영상 찍는 것을 좋아했어요. 지금 하는 채널 이외에 앞서서 채널을 하나 운영하기도 했는데, 2021년 6월쯤에 남편과 함께 본격적으로 ‘한번 해보자’해서 유튜브 제작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지금 채널이 두 개 인데 일상 생활을 담는 ‘우리두리 브이로그’는 매주 동영상 한 건을, 여행 정보를 담은 ‘우리두리’는 2주에 한 건 정도 동영상을 올리고 있어요.(아내)”

※두 부부는 원래 게임 프로그래머였다. 일본의 게임회사에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에 정착하게 됐다. 현재 부인은 퇴직을 했고, 남편은 퇴직후 경화물차로 배달 일을 하고 있었지만 조만간 다시 게임 개발일을 하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동아일보

일본에서 유튜브를 찍으며 사는 ‘우리’와 ‘두리’는 다양한 일본 여행 정보도 제공한다. 유튜브채널 우리두리브이로그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제작에는 어느 정도 시간을 쓰세요.

“사실 10분짜리 동영상을 하나 올리는데 거의 일주일을 풀로 쓴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하루 반나절 정도는 콘텐츠 구상과 대본을 짜고, 촬영은 하루 정도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손이 느려서 그런지(웃음) 편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편집하는데 사흘 정도 걸리는데, 중간중간 추가 촬영도 하고 해서 완성까지 꽤 시간이 걸립니다.(아내)”

-동영상에 대한 애착이 크시겠네요.

“사실 매주 출산을 하는 느낌입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 올리는데, 업로드를 한 뒤에 저희끼리 맥주 한잔 하죠. 조횟수 올라가는 것을 보는데 생각보다 빨리 안 올라가면 ‘왜 그런 거지’라는 얘기도 서로 하고 그럽니다.(아내)”

-구독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아무래도 저희가 한국어로 영상을 만들다보니 일본에 관심이 있는 한국인들이 대부분입니다. 40대 이상이 거의 절반이 되고, 20~30대가 그 다음입니다. 여행 정보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많지만 외국 생활을 꿈꾸거나 일본에 자녀를 유학을 보내려는 부모님들도 많이 찾아오세요. 아무래도 저희가 두 아들을 일본에서 키웠으니까요.(남편)”

동아일보

유튜브채널 우리두리브이로그의 다양한 썸네일들유튜브채널 우리두리브이로그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애들 교육은 어떠셨나요?

“첫째 아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때, 둘째는 유치원 때 일본에 왔지요. 보통 일본에 주재원으로 오시는 분들은 국제학교에 애들을 보내는데, 저희는 일본 학생들이 다니는 보통의 학교에 보냈어요. 저희는 혹 애들이 학교에서 차별이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아이들은 정작 학교에서 이지메 같은 것을 모르고 지냈다고 하네요. 저희가 걱정했던 만큼 학교 생활에 문제를 보인 적은 없었습니다.(남편)”

※첫째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현지에 취직하며 독립을 했다. 작은 아들은 고3 수험생으로 올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막바지 입시를 치르고 있었다.

-남편분은 영상에 얼굴을 공개하지만 아내분은 안 나오시는데요.

“처음에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다가 남편 먼저 자연스럽게 공개하게 됐고요. 저는 마스크를 쓴 모습만 공개했는데, 제 얼굴을 공개하려면 화장도, 의상도 신경을 매번 써야 하니 그런 부분이 걸려서 공개 안한 측면도 있어요.(웃음) 코리안타운인 신오쿠보의 한국슈퍼에서 한국인 구독자 부부가 남편을 알아보는 등의 일이 생겨서 저희도 외부 시선을 조금씩 신경 쓰고 체감하고 있죠. 또한 악성 댓글 이런 것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 부부가 원래 게임개발자였어서 게임 공개 후 불만을 표시하는 유저들을 경험해봐서 악성 댓글에는 어느 정도 맷집이 있는 상태입니다.(아내)”

-유튜브를 꾸준히 제작하게 되는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물론 구독자가 늘고 수익이 늘어나고 이런 물질적인 부분이 제작 동력이 되죠. 그런 면도 있지만 이를테면 유튜브에 멤버십이라는 게 있어요. 저희 유튜브 채널의 멤버십이 되려면 월 490엔을 지급해야 하는데 현재 열 분 정도가 이런 멤버십에 가입해 계세요.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미국이나 뉴질랜드에 계신 분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과는 굉장히 특별한 관계가 되고 사람들을 만나는 인연도 넓어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지금은 도쿄 외곽의 한적한 곳에, 현지 일본인들과도 교류가 적은 조금 적적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유튜브 속에서는 구독자들과 거리와 시간 제한 없이 넓게 교류를 할 수 있거든요. 그런 점이 유튜브 제작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아내)”

동아일보

50대 넘어 본격적으로 시작한 유튜버는 부부의 일상이 됐다. 60대, 70대가 돼서도 여행을 다니며 영상을 찍고 싶은 것이 부부의 바람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제작의 목표가 있을까요.

“5만 명, 10만 명 구독자가 늘어가면 좋겠죠. 그러기 위해 노력도 할 것이고요. 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더 알아가고, 소통하고 이런 매력이 유튜브에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유튜브는 60대, 70대에도 계속 이어서 제작할 것 같아요. 그때쯤되면 여행 정보 같은 것보다는 우리 부부가 살아가는 얘기, 그리고 여기저기 여행하는 얘기가 주요 주제가 될 것 같아요. 저희 삶의 모습들을 기록하고, 그것을 통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는 마당 같은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남편)”

※공익재단법인 일한문화교류기금의 취재 지원을 받아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이타마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