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인사이드 스토리]쿠팡이츠 '무료배달' 강남·서초는 왜 뺐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배달 수요' 많아 굳이 비용 투입 안 해도 유지
소비자 불만 폭발…뒤늦게 무료배달 혜택 준비
쿠팡이츠, '스마트 요금제' 독려…점주들 '고민'


비즈워치

쿠팡이츠 배달 오토바이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배달앱들이 '배달비 0원'을 도입했습니다. '배달비 무료' 혜택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쿠팡이츠입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18일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같은 달 26일부터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여러 집을 거쳐 배달하는 '묶음배달' 무료를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무료배달 서비스 지역에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를 제외했습니다. 앞서 이 지역들은 와우 대상 음식 10% 할인 서비스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강남·서초 배달 수요 높아…비용 투입 불필요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가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인만큼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지역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음식점들이 모여있어 예전부터 배달 수요가 많은 곳입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한 곳이죠.

쿠팡이츠 입장에선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수요가 유지되는 곳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주문량이 많은 만큼 이들 지역에 와우 혜택을 제공하게 되면 그만큼 쿠팡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즈워치

쿠팡이츠는 와우 혜택 가능 지역에서 강남구, 서초구 제외라고 표기하고 있다. / 사진=쿠팡이츠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해당 지역에서 소비자가 아닌, 라이더 대상 프로모션에 주력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배달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라이더(배달기사) 확보이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요가 높은 만큼 라이더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며 "소비자 대상 무료배달 비용을 투자하는 대신 라이더 프로모션에 비용을 들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최근 라이더 미션 프로모션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이츠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라이더가 8건, 18건, 30건 등 건수별로 달성할 때마다 보너스 비용을 지급키로 했습니다. 최대 4만5000원을 정산해줍니다. 배달의민족도 지난 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450건을 달성하면 12만원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는 고소득자들의 거주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배달비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지난 2021년 쿠팡이츠가 한집만 배달하는 '단건배달'을 시작했을 당시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쿠팡이츠 점유율은 45%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건배달이 묶음배달보다 배달비가 높음에도 이용이 늘어난 겁니다.

불만 잠재울까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은 앱 사용자 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사용자 수 기준 3위였던 쿠팡이츠의 3월 한 달 간 사용자 수는 무료배달 서비스 이후 649만명을 기록하며 2위였던 요기요(598만명)를 제쳤습니다.

앞서 쿠팡이츠는 엔데믹으로 배달앱 인기가 한풀 꺾였던 지난해 4월 모객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에 돌입했습니다.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음식점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이후 사용자 수는 꾸준히 늘었습니다.

비즈워치

/ 그래픽=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쿠팡이츠 사용자 수는 지난해 3월 289만명에서 11월엔 490만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강남·서초에 혜택을 주지 않아도 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으니, 굳이 이 두 지역에 혜택을 주지 않아도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

하지만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와우 회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가장 수요가 많은 강남구와 서초구에만 무료배달 혜택을 쏙 뺐으니 해당 지역의 이용자들은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뒤늦게 수습나선 쿠팡이츠…음식점주들 '고민'

쿠팡이츠도 뒤늦게 강남구와 서초구 이용자들의 불만을 접하고는 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해당 지역에도 무료배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당장 두 지역에 와우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선 음식점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는 음식점주가 '스마트요금제'를 이용 중일 때 적용됩니다. 음식점주가 다른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소비자들이 무료배달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 요금제의 경우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 9.8%에 쿠팡이츠가 음식점주에게 배달비 1900~2900원을 자동으로 책정해주는 방식입니다. 기존 수수료 일반형 요금제는 주문중개 수수료 9.8%에 배달비 5400원을 음식점주가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비즈워치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 요금제가 음식점주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 같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스마트 요금제에 가입한 음식점주들은 쿠팡이츠로부터 최소 주문금액, 음식가격 등의 주문조건을 타 배달앱과 동일하게 맞춰야한다는 지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달의민족의 '배민1플러스'는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 6.8%에 음식점주 부담 배달비 2500~3000원이 책정되는 구조입니다. 쿠팡이츠가 수수료도 높은데 조건까지 동일하게 맞추면 음식점주들은 남는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음식점주들이 쿠팡이츠의 스마트 요금제 사용을 고민하는 이유입니다. 이때문에 아예 쿠팡이츠 이용을 해지했다는 음식점주들도 있습니다.

현재 쿠팡이츠 측은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 음식점주들에게 스마트 요금제 사용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음식점주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쿠팡이츠가 강남·서초도 무료배달을 시작한다면서 스마트 요금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쿠팡이츠는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도 와우 대상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까요. 지켜보시죠.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