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희대의 승부조작? 2등 선수 “나는 고용됐다” 폭로…中마라톤서 무슨 일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엑스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뛴 케냐 선수가 "우리는 중국 선수의 우승을 위해 고용된 것"이라며 승부 조작을 사실상 폭로했다.

케냐 선수 윌리 응낭가트는 16일(현지시간) BBC 스포츠 아프리카와 인터뷰에서 중국 선수 허제가 1시간2분33초의 중국 하프 마라톤 신기록을 깨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자신을 포함해 4명 주자가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4명 중 1명은 완주하지 못했고, 허제도 신기록 달성에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대회에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허제가 1시간3분4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케냐 응낭가트와 로버트 키터, 에티오피아 데제네 비킬라 등 3명은 나란히 허제보다 딱 1초 늦게 도착해 공동 2위에 올랐다.

그런데, 당시 아프리카 선수들이 결승선에 앞서 허제를 돌아보며 속도를 늦추고, 이 가운데 한 선수는 허제에게 자신들을 앞질러 먼저 가라는 듯 손짓하기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승부 조작 논란으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응낭가트가 자신들이 선수로 나선 게 아니라 '페이스 메이커'로 나섰다고 사실상 주장한 것이다.

그는 "나는 승부를 겨루기 위해 베이징에 가지 않았다"며 "왜 그들(대회 주최 측)이 내 몸에 '페이스메이커' 표시 대신 이름과 숫자를 붙였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친구라서 허제가 우승하게 했다"며 "그렇게 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 금전적 보상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논란의 중심에 선 다른 선수들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안을 조사하고 있는 중국 육상협회는 "중국 내 마라톤의 폭발적 인기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허제가 하프 마라톤에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웨이보를 통해 "사람들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번 일의 파장은 이미 하프 마라톤 자체를 넘어 확장됐다"고 했다.

베이징 당국은 미국 NBC뉴스에 "엄청난 관심을 받은 이번 사안의 조사 결과는 즉시 대중에게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