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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이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4에서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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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컨퍼런스에서 구글이 AI 기술 개발에 1000억 달러(약 139조원) 이상을 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허사비스 CEO의 발언은 ‘스타게이트’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스타게이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가 협력한 AI 수퍼컴퓨터 개발 프로젝트로, 약 10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사비스 CEO는 “구글은 그(스타게이트에 투입되는 금액)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MS를 포함한 경쟁사보다 우수한 컴퓨팅 성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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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의미야
블룸버그는 허사비스 CEO의 발언에 대해 “투자 군비 경쟁의 또 다른 신호”라고 분석했다.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군비를 확장하는 국가 간 군비 경쟁처럼, AI 산업에서도 한 회사가 큰 돈을 쓰면 다른 회사 또한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해 경쟁적으로 투자액을 늘린다는 것.
이 같은 AI 투자 경쟁의 배경 중 하나로 컴퓨팅 인프라가 기술 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는 점이 꼽힌다. 생성 AI 모델 크기나 학습량, 데이터 처리량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해진 것. 결국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빅테크들의 강대강 대결이 시작되면서 군비 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글로벌 AI 업계에선 빅테크들이 잇달아 굵직한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달 27일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27억5000만 달러(약 3조 7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차준홍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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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변수까지? 고차방정식 AI ‘쩐의 전쟁’
AI 투자 경쟁은 국가 간 경쟁 양상으로도 치닫고 있다. 특히 중국이 국가 주도로 ‘AI 굴기’에 나서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중.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인공지능연구소(HAI)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AI 인덱스 2024’에 따르면 미국이 AI 투자와 개발에 있어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AI 특허 수만큼은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 HAI에 따르면 전 세계 AI 특허의 61%가 중국에서 나왔다. HAI는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의 가장 큰 경쟁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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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중동 지역이 빅테크가 점찍은 AI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중 기술 갈등의 대리전도 벌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MS가 UAE 아부다비투자청이 설립한 AI 기업인 ‘G42’에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를 위해 두 기업 뿐 아니라 미국과 UAE 정부도 1년 이상 직접 논의에 참여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중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던 G42에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AI가 도화선(flash poing)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김을 키워가는 가운데, 미국으로선 이를 견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각각 오일머니로 AI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지역 AI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중국과 AI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압둘라 국왕 과학기술대(KAUST)’에 중국 AI 과학자들을 영입해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스GPT’를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와 중국의 협력으로 사우디 연구기관들이 미국산 AI 칩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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