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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중국 과잉생산에 '슈퍼301조'로 맞수?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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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를 제조력 증대로 풀려는 중국의 '과잉 생산' 전략이 미-중 경제 갈등의 현안으로 부상했다. 지난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방중 일정에서 중국의 저가품 물량 공세를 지적한 데 이어 이번주 양국 경제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이를 문제시한 것. '슈퍼 301조'를 통해 대중 보복 관세를 발동하기 위한 첫 수순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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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6일 (현지시간) 워싱턴 재무부에서 열린 랴오 민 중국 재무 부부장, 쉬안창넝 인민은행 부총재와 미국-중국 경제 실무그룹 회의를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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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16일(현지시간) 미·중 양국 경제 실무그룹 회의에서 미국 대표단이 "중국의 비시장 관행과 산업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를 계속해서 표명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이 문제를 더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재무부는 덧붙였다.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주 방중 때도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했다. 미국은 중국이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자국의 제조업을 강화하고 저가 물품을 해외에 대량 수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를 글로벌 무역 의제로 삼고 있다. 중국산 저가품 공세가 각국의 산업에 큰 피해를 준다는 시각이다. 중국에는 생산된 제품을 소화하기 위해 내수회복에 집중할 것을 촉구한다.

중국의 저가품 물량 공세는 미국 동맹국인 일본의 우려 사항이기도 하다. 스즈키 순이치 재무장관은 이날 "중국의 과잉 생산이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일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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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8일(현지시간) 베이징에 있는 미국 대사관저에서 중국 방문 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저가 중국산 제품 수입으로 인해 새로운 산업이 파괴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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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당당한 태도를 띤다. 오히려 자국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선진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역으로 미국의 일부 보조금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실무그룹 회의가 끝난 후 류펑유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의 수출 증가는 국제적 노동 분업과 시장 수요 때문"이라며 과잉 생산에 대한 미국의 비난을 일축했다. 특히 과잉 생산을 정치화하고 경제 문제를 안보와 연결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위배되며, 자체 산업과 세계 경제 안정성을 약화시키는 악수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주석은 16일 중국을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중국의 전기차, 리튬 전지, 태양광 제품 등 수출이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크게 공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을 향한 미국의 경고는 구두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캐서린 타이는 이날 의원들에게 조 바이든 행정부가 무역 방어 수단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 수단으로 '슈퍼 301조'도 언급했다. 타이 대표는 "우리는 지난 4년간 중국의 301조(적용)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미중 무역 불균형에 따른 해악에 전략적·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관세 조치를 평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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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성 푸양에 소재한 섬유 회사의 직원이 지난 16일 비단실을 생산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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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301조는 1988년 제정된 미국 종합무역법에 따라 교역대상국에 대해 차별적인 보복을 가능하도록 한 조항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슈퍼 301조를 동원해 수천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했고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이 같은 고율 관세 갱신 여부를 놓고 막바지 검토를 하고 있다.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백악관 재입성 시 중국에 60% 이상의 폭탄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중 2차 무역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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