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 스톡홀름호 반인권 처사 증거 수집해 의회 제출할 것"
"수용된 난민들 정신건강 우려 심각…인도적 대안 찾아야"
영국 남서부 해안 포틀랜드 항구 부두에 비비 스톡홀름 숙박 바지선이 정박 중이다. 이 선박에는 영국으로 넘어온 이주민들이 머물고 있는데, 현지인들과 인권 운동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2023.08.0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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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잉글랜드 도싯 해안에 설치된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하는 바지선을 폐쇄하라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관련 단체들이 반인권 처사에 대한 국민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난민 지원단체인 '인종차별에 맞서는 도싯(Stand Up To Racism Dorset)'은 '세계우정그룹(Global Friendship Group)'과 '케어포칼레(Care4Calais)'와 협력해 국민조사를 개시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망명 신청자들의 숙소로 활용할 바지선 '비비 스톡홀름(Bibby Stockholm)'호를 도싯 해안의 포틀랜드 항구에 정박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호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대형 바지선을 개조해 이들을 수용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단체들은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통해 의회를 압박할 수 있도록 바지선을 폐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증거를 제보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인종차별에 맞서는 도싯의 공동 사무국장인 캔디 우드윈은 이날 BBC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바지선에 망명 신청자를 수용하는 것에 대한)조사가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비단 우리뿐만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직접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지선 안에서 망명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여러 가지 제한들은 여전히 감옥 수준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의원, 노동조합, 의료 전문가, 자원봉사자, 바지선 직원, 바지선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비 스톡홀름호에 대한 경험과 난민 수용소로서 폐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도록 섭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단체들은 오는 23일에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수집한 자료들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3층으로 된 바지선은 망명 신청자 최대 500명이 머무를 수 있도록 개조됐다.
비비 스톡홀름호는 지난해 8월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지선 상수도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돼 사람들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10월에는 망명 신청자들이 다시 선박 안으로 돌아가야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알바니아 출신의 27살 청년 레너드 파루쿠가 비비 스톡홀름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원인은 경부압박질식사로 밝혀졌다.
우드윈 국장은 "의원들에게 전달할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며 "논쟁과 우려를 잘 종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바지선 내부에 있는 망명 신청자들의 정신 건강 상황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며 "보다 인도적 대안을 찾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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