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연구 시작…31세 성인 4060명 응답 데이터 분석
"가정 내 소통방식 뿐 아니라 향후 학교·직장내괴롭힘 정책에 영향"
영국 런던 남부 배터시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2022.11.29/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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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어린 시절 부모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체중 때문에 놀림을 당하거나 살을 빼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경험을 한 자녀는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 신체를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브리스톨대학교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살을 빼라는 압박을 받거나 체중으로 인한 놀림을 겪은 아동은 성인이 됐을 때 내재화된 체중 낙인(internalised weight stigma)이 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재화된 체중 낙인은 몸무게 때문에 자신이 덜 매력적이거나, 능력이 떨어지거나, 사람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등 비만과 관련된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체중 낙인 현상이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대규모 영국인 표본을 사용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해당 논문을 살펴보면 연구팀은 출산 예정일이 1991년 1월부터 1992년 12월 사이인 임산부 약 1만4500명을 대상으로 했고 태어난 자녀들이 7~24세 사이일 때 측정된 병원 진료 데이터를 활용했다. 여기에 자녀들이 13세 그리고 21세부터 31세까지 매년 작성한 설문지 내용을 토대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2년 기준 설문지 내용에 응답한 31세 참가자 4060명의 데이터로 제한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약 4명 가운데 1명이 비만 체중으로 분류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시기에 가족으로부터 체중 감량에 대한 압박을 받거나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체중과 관련된 놀림, 미디어를 통해 압박을 느끼는 요소들이 30대가 됐을 때 체중 낙인 수치가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는 것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대에 정규 교육과정에서 소외됐거나 미취업자 또는 취업 훈련을 받지 않은 기간이 길수록 체중 낙인 위험도가 더 높았다.
영국 브리스톨 의과대학 소속 인구건강과학 연구원이자 교신저자인 아만다 휴스 박사는 "아동·청소년이기에 겪는 가족 환경과 괴롭힘, 미디어를 통해 느끼는 체중 감량에 대한 압박은 사람들에 생활 방식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성인이 돼서도 체중을 기준으로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중 감량에 대한 압력과 왕따 문제, 낙인, 차별이 전 세계 문화권에서 얼마나 흔한지 고려할 때 이번 연구에서 보여주는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미디어나 공공장소, 가정 안에서 자녀의 체중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뿐 아니라 학교와 직장에서도 괴롭힘에 대응하는 향후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구팀은 차기 연구에서 사회적 요인이 내재화된 체중 낙인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과정을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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