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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팀코리아, 첩보작전 방불"…HD현대 중남미 수출 신기록 '막전막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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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페루 함정 6406억 수주고 '사상 최고'…15년간 '전략적 파트너' 확보

국방·산업·외교부·코트라 등 원팀으로 총력전…방사청장이 서한 보내 지원 약속

뉴스1

HD현대중공업이 페루로부터 수주한 3400톤급 호위함(가운데), 2200톤급 원해경비함(아래), 1400톤급 상륙함의 조감도(HD현대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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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HD현대(267250)가 페루 국영 조선소로부터 6400억 원대 함정 수출 계약을 따냈다. 중남미 방위산업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고다. 국방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정부와 민관이 '원팀'을 이뤄 함께 일궈낸 성과물이란 평가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6406억 원 규모의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지난달 말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후 3주 만이다.

수주 함정은 3400톤(t)급 호위함 1척, 2200톤급 원해경비함 1척, 1400톤급 상륙함 2척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의 설계와 기자재 공급, 기술 지원을 수행하고 시마조선소가 최종 건조를 맡게 된다. 수주 함정들은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돼 2030년까지 페루 해군에 순차 인도된다.

중남미 방산 수출 사상 최대 수주고의 배경엔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한 관(官)의 물밑 지원 사격이 있었다. 이번 수주전엔 이탈리아와 스페인 방산기업들이 경쟁자로 참전했는데, 우리 정부는 입찰 공고 단계부터 전폭적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방위사업청은 시마조선소가 함정 입찰을 공고하자 석종건 청장 명의로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약속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최종욱 주페루 대사도 페루 정부와 조선소 측에 'K-조선'의 기술력을 소개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방산 마케팅에 나섰다.

방사청은 방산 관련 기관과 함정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인 '팀 십'(Team ship)을 꾸리고 방산 수출 지원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우리 해군과 해양경찰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본계약 성사 직전까지 지원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페루 함정 수주는 함정 사업 기업과 정부 기관이 '팀코리아, 팀 십'으로 뭉쳐 일군 성과라 더욱 값지다"며 "앞으로도 K-방산 수출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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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함정 4척의 현지 건조 공동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주원호 부사장, 세사르 베나비데스 시마조선소장, 사진 뒷줄 오른쪽부터 월터 아스튜디오 차베스 페루 국방장관,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구스타보 아드리안젠 페루 국무총리, 호세 아리스타 아르빌도 페루 경제재정부 장관(HD현대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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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15년간 페루 정부 및 해군과 '전략적 파트너' 지위를 확보하는 특전까지 따냈다. 이에 페루 해군이 발주할 예정인 호위함 5척, 원해경비함 3척, 상륙함 2척 등 후속 함정 사업에 대해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페루를 거점으로 중남미 국가를 대상으로 함정 수출 사업을 본격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중남미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잠수함 또는 함정의 운영 기간은 최대 40년으로, 함정 한 척을 팔면 최소 수십년간의 MRO 수요가 패키지로 발생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대표(부사장)는 "우리가 가진 첨단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페루 해군의 현대화와 전투 능력 강화를 위해 투자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의 중남미 지역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함정 공동생산 계약 후 "오늘은 페루의 조선·해양 사업 발전을 위해 4척의 함정을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생산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역사적인 날"이라며 "페루 정부는 해군 역량 강화에 무한한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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