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4대 은행, 급전 외화 4.3조…외환리스크 커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단기 외화부채, 자산보다 빠르게 늘어

4대 은행 외환 거래 손실만 15조 육박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권에서 급하게 빌린 초단기 외화 차입금만 4조원을 넘어섰다. 원·달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하고 있어 단기 외화부채에 대한 리스크도 커졌다.

17일 경영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외화콜머니 평균 잔액은 4조4373억원으로 전년(37,039억원) 대비 14.60%(6334억원) 증가했다.

아이뉴스24

[자료=각 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화콜이란 90일 이내로 만기가 짧은 초단기 차입금을 말한다.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모자라거나 남는 자금을 융통하는 시장으로 이런 단기성 외화자금은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 수급 수요가 커지면서 콜머니가 증가했다"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일시적으로 외화자금을 끌어 써야 할 일이 많아졌단 얘기다.

은행별로 콜머니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외화콜머니 평균잔액은 8225억원으로 전년(2627억원) 대비 31.93% 늘었다. 콜머니가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지난해 평균잔액이 1조3288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1조2804억원), 하나은행(9056억원)과 비교해도 많다.

문제는 콜머니와 같은 초단기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더 크게 늘고있다는 점이다. 90일이내 만기불일치갭을 보면 신한은행의 경우 전년도 6.62%에서 지난해 7.04%로 올라왔고, 우리은행도 전년도 4.64%에서 지난해 6.78%로 크게 증가했다.

외화 만기 불일치 갭이란 단기 대외 외화부채에서 단기 대외 외화자산을 뺀 것이다. 만기 불일치 값이 증가했다는 건,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불일치 갭이 늘어났다는 건 리스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며 "갭은 낮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문제는 달러가 급등해 외환 거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차입할 때 당시보다 오른 환율만큼 웃돈을 주고 외화부채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실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선 지난해 외환거래손실이 각각 2335억원, 116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외환거래손실 규모는 14조9345억원에 달한다.

늘어난 초단기 외화부채가 유동성을 갉아먹는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콜머니와 같은 단기 자금 공급이 많아지면, 예상되는 순현금유출 규모가 커져 유동성 지표가 하락하게 되는 구조다. 실제 지난해 4분기 4대 은행의 평균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47.65%로 지난 10월 말 대비 10.59%포인트(p) 하락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