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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세기의 추격전' OJ 심슨 탔던 그 차…"호가 20억" 경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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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994년 6월 17일 심슨은 경찰에 출석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 SUV (오른쪽 하얀색)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심슨.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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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전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이 경찰을 피해 도주할 때 사용했던 차량이 경매에 나온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수집품 전문 웹사이트 콜렉트(Cllct) 보도를 인용해 이 차량의 현 소유주인 심슨의 전 매니저 마이클 길버트 등이 최근 해당 차량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심슨과 이혼한 전 부인 니콜 브라운은 1994년 6월 12일 피살된 채 발견됐고, 심슨은 경찰의 출석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잠적했다가 같은달 19일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친구 알 카울링스의 1994년식 흰색 포드 브롱코(Bronco) 차량 뒷좌석에서 권총을 든 채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미 방송사들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100km 이상 계속된 이 추격전을 생중계했고, 약 9500만명이 시청했다.

사건 증거로 채택된 포드 차량은 심슨이 무죄판결을 받은 뒤 한 차고에 17년간 방치됐다가 2016년 테네시 동부 피전 포지의 앨커트래즈 이스트 범죄박물관에 임대됐다.

현 소유주들은 과거 해당 차량을 75만 달러(약 10억4000만원)에 넘기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팔지 않았다면서, 최소 그 두 배인 150만 달러(약 20억8000만원)에 팔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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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가 범행 당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죽장갑을 심슨이 법정에서 착용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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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은 1994년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사건 자체는 미제로 남아 있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이 재판은 미국의 엄격한 증거주의 판단 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심슨은 이후에도 공식적으로 자신의 결백을 계속 주장했으나, 2007년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가정 하에 살인 사건을 자세히 설명하는 ‘만일 내가 그랬다면: 살인자의 고백’(If I Did It: Confessions of The Killer)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는 이 책의 부록 인터뷰에서 “내가 칼을 집었던 것은 기억한다. 그 부분은 기억한다. 솔직히 말해서 그 이후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1967년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편입해 풋볼(미식축구) 스타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미국프로풋볼(NFL)에서 11시즌을 뛰면서 1973년 러닝백으로는 최초로 2000야드를 넘게 뛰는 등 여러 기록을 남겼다. 이런 공로로 1985년 프로풋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선수 생활 이후에는 스포츠 캐스터와 영화배우, 렌터카업체 허츠의 대변인·광고모델 등으로 활동하며 부와 명성을 쌓았지만, 살인사건 용의자로 체포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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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OJ 심슨. 사진 SNS 캡처


심슨은 무장 강도죄 등으로 9년간 복역 생활을 하는 등 힘든 노년을 보내다가 지난 10일 76세의 나이에 암으로 사망했다.

길버트 등은 도주극에 쓰인 차량을 팔기로 한 건 심슨의 죽음과는 무관하다면서 자신들은 이전부터 도주극으로부터 30주년이 되는 올해에 차량을 팔기로 결정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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