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박정호 기자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박정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글로벌 불확실성에 환율과 유가가 뛰어오르자 항공사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장 2분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반기에는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단 세차례 뿐이었다.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상황에 국제유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올해 초만해도 배럴당 72.70달러였으나 전날 86.10달러로 마감했다. 불과 3개월여만에 18.43% 올랐다.
환율은 항공사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와 기자재를 리스할 때 달러로 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구매하는 경우 대규모 외화부채를 지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커진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 연간 외화평가손실이 300억원가량 발생한다고 한다. LCC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가가 오르는 것도 부정적이다. 연료비용은 항공사 영업비용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영업비용 3조8000억원 중 연료비가 차지한 비중은 34%였다. 유가가 오르면서 환율도 함께 오르는 상황은 이 비용을 한꺼번에 끌어올리게 된다. 항공사들이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옵션 계약을 체결하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태가 이어질 경우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은 아직까지 여객 수요가 탄탄한 만큼 상반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송 여객 수는 745만9972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분기 755만7084명 대비 99% 회복했다. 1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1분기 대한항공 매출을 3조8763억원, 영업이익을 4913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7.91%, 1.17%씩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반대로 한국을 찾는 여행객이 많아질 수 있다"며 "항공권 가격은 유류비용 등으로 상승이 불가피하겠지만 곧바로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에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가가 올라 물가를 자극하면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환율 부담을 더 키울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경기침체로 인해 여객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 상태라면 6월쯤에는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항공권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마저 좋지 않을 경우 항공사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보복 수요'도 줄어드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