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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병원 안 돌아간다는 전공의… 尹대통령, 16일 입장 밝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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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혁 의지 변함 없다” 입장 되풀이

尹 16일 입장 밝힐 듯… 기조 변화 주목

전공의 1360명, 복지부 장차관 고소

“박민수 차관 직권남용·의사 인권 유린

경질되기 전까지 병원에 안 돌아간다”

전공의·교수들 간 감정의 골도 깊어져

4월 말까지 ‘대입 전형’ 변경 신청해야

의·정 타협 불투명… 수험생 혼란 커져

정부가 의료계 반발에도 강행해 온 의료 개혁이 사실상 멈춰 섰다. 의대 증원 방침에 전공의들이 병원을 집단이탈한 지 55일째에 접어들면서 의료 공백은 더욱 커졌고,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던 정부는 여당의 총선 참패 후 개혁 동력을 잃어버린 양상이다.

총선 후 의대 증원 정책의 향방이 주목되는데 그간 침묵했던 정부는 의료 개혁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원론적 방침만 밝혔고, 전공의들은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는 등 의·정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일보

전국 대학교 의대 수업이 재개되는 가운데 15일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의과대학 열람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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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개혁 의지 변함없다”지만…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4대 과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조건”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은 총선 후 닷새 만이다. 지난 8일 중대본 브리핑을 끝으로 그간 언론 브리핑을 열지 않았고, 의료계 대화 계획 및 증원 규모 조정 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여당 총선 참패 후 의료개혁의 추진 동력이 사그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침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총선 및 개혁 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 의대 증원 관련 기조가 변화할지 주목된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재조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수험생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의대 정원 등의 조정사항을 반영해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대교협 심의를 거쳐 5월 말까지 2025학년도 모집요강을 수정·발표해야 해 시간이 빠듯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의료계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중 네번째 각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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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대화 나서달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박민수 2차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료개혁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사직한 전공의 1360명은 이날 조 장관과 박 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다. 세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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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경질 안 하면 전공의 복귀 없다”

전공의 집단이탈이 두 달에 임박하면서 복귀 가능성은 더 희박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 1360명은 이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다.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였던 정근영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3일 동안 전국 1360명의 사직 전공의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동행한 전공의·의대생 20명은 “‘대한민국 의료는 죽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검은 옷을 입었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총선 후 조 장관이 그만둔다는 말이 있어서 타깃을 박 차관으로 맞췄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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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분당차병원 전공의대표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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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박 차관은 이번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주도하면서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했고, 젊은 의사들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박 차관을 조속하게 경질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지 않겠다”며 박 차관이 건재한 이상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정상적 소통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아울러 이날이 박 차관의 생일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오늘 기자회견은 박 차관 생일 축하도 드릴 겸 진행했다”고 비꼬았다.

복지부는 “특정 공무원의 거취와 (전공의의) 병원 복귀를 연계하는 것은 타당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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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에 반대하며 사직한 전공의들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 대한 고소를 예고하는 등 의정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15일 서울 소재 대학 병원에서 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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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전공의·의대교수

전공의와 교수들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정씨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칼럼에 대해 “교수님들은 많이 분노하시는데, 저는 여기(칼럼)에 상당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해당 칼럼은 수련병원과 교수들을 ‘착취 사슬 중간 관리자’라고 표현해 교수들의 반발을 샀다. 정씨는 “전공의들이 나와서 싸우고 있는데 교수님들은 ‘너희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중간 착취자’”라고 비판했다.

일부 전공의들은 의사 커뮤니티에서 교수들을 ‘씹수’(욕설+교수)라고 비하하며 폭로전을 펼치고 있다. 한 게시글에는 ‘피안성정’(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으로 꼽히는 인기과목 교수가 입국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입국비는 인턴 과정을 마친 후 레지던트 채용 시 관행적으로 의국에 내는 돈이다. 2019년 대전협 조사에서 전공의 500여명 중 37.1%가 해당 전공과에 입국비 문화가 있다고 답했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내는 경우도 있었고, 1억원 이상을 냈다는 전공의도 있었다.

교수의 논문을 사실상 대필하거나 자신이 쓴 논문의 제1저자를 교수에게 내어주거나, 대학원 등록 및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전임의(펠로)를 강요하는 사례, 업무와 관련없는 심부름을 경험한 일 등도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A교수는 “의사 커뮤니티에서 교수들에 대한 몇몇 전공의의 비판을 봐왔다. 그 글들이 사실이라면 일부 스승의 자격이 없는 교수나 일부 피해의식을 갖는 전공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전공의의 대표자격이 있는 사람이 마치 모든 교수들이 그런 것처럼 일반화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의사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에 이렇게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정우·조희연 기자, 세종=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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