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참사 10주기…"우리가 할 일은 학생들을 잊지 않는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장헌권 목사, 8년 전부터 희생 학생들 개인 기록 남겨
"세월호 관계자들, 양심고백 통해 진실 밝혀야"


더팩트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의 장헌권 목사는 8년 전 부터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의 면면을 기록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사진은 장 목사의 SNS에 올린 2학년 1반 김주아 학생의 사진. / 장헌권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10년 전인 4월 16일 단원고 2학년 1반 김주아 양은 제주도로 향하는 선체가 기울어짐을 느끼고 배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친구의 살려달라는 비명 소리에 발길을 돌려 배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김 양의 아버지는 우리 딸은 학생증이든 지갑을 양손에 꽉 쥔 상태로 돌아왔다. 아마 우리가 자기 찾으러 헤맬까 봐 그랬던 것 같다고 울먹였다. 주아의 꿈은 디자이너였다. 이 소녀를 잊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을 싣고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승객 304명이 사망⋅실종된지도 10년이 지났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 행사가 열리고, 팽목항과 목포신항, 광주 5·18민주광장에는 분향소가 설치됐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분향소의 얼굴들은 그저 하나의 피사체로 뭉뚱그려 추모 정신만 남게 만들어 버렸다.

이런 모습이 안타까웠던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의 장헌권 목사는 8년 전부터 개인 수첩에 학생들의 이름과 사연을 하나씩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수첩뿐 아니라 SNS를 통해서도 공유하고 있다.

장 목사는 "학생들의 생일에 맞춰서 각자의 사연을 이름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며 "그저 기억하는 것인데, 기억하는 것 중에 기록보다 더 큰 기억이 또 있겠냐"고 말했다.

장 목사는 또한 "유가족들도 이렇게 기록해 준 것에 고마움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달에 장 목사가 기록한 학생은 2학년 1반 김주아, 2학년 3반 박채연, 2학년 3반 박지윤, 2학년 5반 김건우, 2학년 2반 정지아, 2학년 9반 권민경, 2학년 8반 조봉석, 2학년 4반 강혁, 2학년 4반 정휘범, 2학년 7반 이준우, 2학년 10반 권지혜, 2학년 6반 전현탁 학생이다.

더팩트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광주 5·18민주광장에도 세월호 광주시민분향소가 차려졌다. 사진은 분향소에서 추모하고 있는 시민들. / 광주 = 나윤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월호는 현재진행형

장 목사는 세월호 참사가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과 별개로 아직도 진상규명이 끝나지 않은 '진행형'인 것에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유족들이 원하는 만큼 진상규명이 안 되고 진행형이다"며 "진상규명이 되지 않으니 책임자 처벌이나 추모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지난 달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순천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면회했다.

그는 "이 선장에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덤덤하게 '그냥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80세 고령에 체념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장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선장과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다. 장 목사는 이 선장이 다른 데서 이야기하지 않고 숨겨왔던 양심고백이나 이야기를 털어놓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선장이 광주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당시에는 장 목사의 편지 수취를 거절했는데 최근에 면회 신청을 받아 준 것은 그나마 희망적인 일로 바라보고 있다.

장 목사는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진상규명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언젠가는 이 선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양심고백이라든가 양심선언을 통해서 진실에 대해서 말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ncfe0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