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영향 등으로 매출원가 건전성이 악화하는 실정이다. 지방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한 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도 늘어 중견 건설사의 자금난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 신세계건설·삼부토건, 작년 원가율 100% 초과...영업손실 확대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며 신세계건설과 삼부토건이 지난해 매출원가 관리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32위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조5026억원에 매출원가가 1조6155억원으로 매출 총이익이 마이너스 1129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원가율이 108%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9% 늘었으나 매출원가가 18.7% 급증했다. 발주처와 계약금 공사금액을 초과한 원가를 투입하면서 실적 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매출원가율이 100%가 넘는 것은 시공사의 저가수주, 공시지연, 미분양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수주산업이 건설업계에서 매출원가율이 100%를 넘기면 영업이익이 날 수 없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것이 매출총이익이고 여기서 인건비, 연구개발비, 광고비 등 판매 및 관리비를 제외한 게 영업이익이다. 기업 운영에 고정적으로 투입되는 판매 및 관리비를 '제로'로 만들 수 없어 매출총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흑자구조로 돌려세우기 불가능하다.
미분양 확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에서 공급한 '빌리브 헤리티지', '라디체', '루센트'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신세계건설의 매출채권 4529억원 중 대구 사업장 관련 채권이 2000억원 이상을 차지했다. 모기업인 이마트의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이라는 악영향을 미치면서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수난을 겪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77위 삼부토건은 지난해 매출액 5750억원에 매출원가 6105억원으로 매출총이익이 마이너스 3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이 106%로 발주처와 계약한 공사비보다 6% 많은 원가가 투입됐다. 삼부토건이 원가율이 100%가 넘는 상황은 2022년 마이너스 399억원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매출원가율이 악화하면서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21년 연간 영업손실이 44억원 수준이었으나 매출총이익이 마이너스에 빠진 2022년 808억원, 2023년 782억원으로 급증했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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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악화에 차입금 증가...유동성 문제 장기화
원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은 실적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파트, 철도 공사가 일반적으로 3~4년에 걸쳐 진행돼 원가 관리가 부실화할 경우 장기간 지속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분양 확산에 따른 원가율 상승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공사비 조달을 할 수 없고, 악성 미분양으로 할인분양에 나서면 그만큼 손실이 뒤따른다.
기업에 현금이 원활하게 유입되지 않아 차입금도 급증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 말 7519억원이던 부채가 2023년 말에는 1조1418억원으로 1년새 51.8% 증가했다. 부채가 증가하면서 2022년 한 해 18억원 수준이던 금융이자 비용이 이듬해 198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삼부토건은 부채가 3077억원에서 4116억원으로 33.7% 늘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원가율 부진이 특정 건설사의 문제는 아니지만 신세계건설과 삼부토건은 100%를 상회하면서 영업손실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을 보였다"며 "건설업황이 부진한 데다 지방 미분양 확산, 부채 및 금융이자 확대 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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