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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美 '9조원 보조금'에도 못 웃는 삼성전자…60조 투자해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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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 = 김다나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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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조만간 반도체 기업에 지급할 보조금 액수를 확정짓는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어진다. 당초 지급안보다 규모가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도 투자를 키워야 한다는 미국의 기대 때문이다. 경쟁사인 TSMC도 한 발 앞서 대형 투자를 약속하면서 국내외에서 수백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과부하가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와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국 상무부는 15일 삼성전자에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예상 규모는 60억~70억달러(한화 약 8조 2000억원~9조 5000억원)으로, 업계가 예상하던 20~30억달러의 2배를 넘는 액수다. 글로벌 1~2위 수준의 반도체 기술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와 인력 채용을 유도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의 우려는 보조금 액수가 커진 만큼 삼성전자가 이에 상응하는 투자안을 내놔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투자액(170억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440억달러(약 60조원)을 투자해 새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패키징(후공정) 시설 등을 지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금액은 연간 매출(2023년 기준 259조원)의 23%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액인 53조 1000억원보다도 많다.

삼성전자는 이미 대형 투자안을 공식화한 상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만 360조원을 쏟아부으며, 일본 요코하마에도 공장을 건설하는 등 국내외에 생산 거점을 하나둘 늘리고 있다. 미국 투자안 확대는 예상치 못한 '추가 계산서'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건설·생산의 매 단계마다 돈을 지급하고, 이행되지 않는다면 환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이 더 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재무상태는 수십조원대 투자에는 일부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연결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9조 6900억원(지난해 말) 정도다. 반도체 부문의 재고자산도 31조원에 달한다.

TSMC는 미국의 보조금 지급안이 발표된 이후 투자액을 62.5% 증액했다. 총 9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공장 개수를 3개에서 6개로 더 늘려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년 만에 역성장한 TSMC의 지난해 매출과 지정학적 위험, 최근의 지진 피해 등을 감안하면 부담스럽다. TSMC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TSMC가 불안정한 지금 해외 투자 추가 확대는 전략적 실수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투자 완급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TSMC 내부에서도 무리한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경쟁 기업의 투자 속도를 보고 공장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공정 비밀을 제출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지급 조건을 감안해 최선단(첨단) 공정 구축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몰아주기'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해 해외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도하려는 구상"이라며 "주요 고객사와의 지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등 여러 이점이 존재하지만, 비용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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