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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3사 ‘무료 배달’ 시작 일주일째…소비자·자영업자 불만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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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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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무료 배달’ 전쟁에서 요기요가 마지막 참전을 알린 지도 만 일주일이 됐다. 배달앱 3사 모두 첫 화면에 ‘무료 배달 시작’, ‘모든 주문 자동 할인’ 등을 팝업창으로 띄우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은 이들 모두가 신규 설치 및 이용자를 유인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배달이 무료임에도 실제로는 배달비를 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자영업자들의 높은 부담 호소에 배달앱 3사의 출혈 경쟁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12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배달비 ‘0원’ 소식에 관련 앱 설치는 다시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이곳이 조사한 신규설치자 데모구성을 살펴보면, 20대가 37.6%로 가파르게 늘었다. 이어 ▲30대 25.4% ▲40대 19.2% ▲10대 이하 10.3% ▲50대 6.3% ▲60대 이상 1.2% 등으로 신규 설치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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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월 기준 사용자 수 3위를 기록하고 있던 쿠팡이츠가 가장 먼저 배달비 무료 혜택을 선언했다. 이미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10%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요기요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었다. 쿠팡이츠는 요기요는 물론 1위 업체 배달의민족까지 사로잡을 묘수로 무료 배달을 선언했다.

쿠팡이츠가 지난달 26일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배달의민족도 지난 1일 이에 동참했다. 양사의 공통 전략은 주문 여러건을 묶어 배달하는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쿠팡이츠의 이같은 전략은 우선 절반 가량 성공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49만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요기요(598만명)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쿠팡이츠의 경우 묶음 배달 서비스 ‘세이브배달’,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이 적용 대상에 한정된다. 요기요는 무료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 월정액 요금을 할인하는 데 그쳤지만, 경쟁사들이 너도나도 무료 배달 전쟁에 뛰어들자 마지막으로 합류를 선언했다.

특히 요기요는 요기요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요기배달(실속배달/한집배달)’로 최소 주문금액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비 0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타사와 달리 한집배달까지 무료로 가져다 준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서비스 내용만 3사를 놓고 보면 요기요가 가장 파격적이다.

요기요는 따로 ‘배달비 무료 쿠폰’을 다운로드 받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두드러졌다. 이에 배달의민족 역시 배민배달에 배달비 자동할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오늘(12일)부터 ‘알뜰배달’ 경우 별도의 쿠폰 다운로드 없이 배달비 무료 혜택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변경했다. 한집 배달비 역시 1000원 이하로 낮췄다. 단, 추가 거리 배달팁 및 일부 지역과 가게는 제외된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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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기요는 물론 쿠팡이츠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따라잡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쿠팡이츠 및 요기요는 1인당 평균 사용시간 및 1인당 평균 사용일수에서 아직 배민과의 격차가 크다.

지난 3월 기준 배민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1.07시간으로, ▲요기요 0.64시간 ▲쿠팡이츠 0.58시간보다 약 2배 가량 긴 수준이었다. 1인당 평균 사용일수도 배민이 조금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은 8.68일, 쿠팡이츠는 6.65일, 요기요는 6.32일로 집계됐다.

한정된 시장인 만큼, 업체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쿠팡이츠와 요기요 간 치열한 이용자 유치 경쟁은 물론, 격차를 내주지 않기 위한 배민의 기존 이용자 사수도 이어질 전망이다. 배달업계에선 이러한 출혈 경쟁이 장기간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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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환영의 목소리를 냈던 소비자들도 다시금 불만의 목소리로 전환하고 있다. 3사 모두 일부 지역에서만 무료 배달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각 사마다 적용 룰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요기요만이 전국에서 무료 배달 적용을 시키고 있다. 하지만 무료 배달을 받을 수 있는 최소 주문금액 기준을 뒀기 때문에 1인분이나 소액으로 주문할 땐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다.

또한, 자영업자들이 메뉴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정률제는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퍼센테이지)로 떼 가는 시스템인데, 매출이 클수록 자동적으로 수수료도 크게 낸다. 예를 들면 쿠팡이츠의 정률제 기반 중개 수수료 요금제 ‘스마트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는 매장에선 무료배달이 되지 않는다. 이 요금제는 중개수수료 9.8%에 업주가 배달비를 1900~2900원 부담하도록 쿠팡이츠가 자동으로 최적화해 책정하는 방식이다.

그런가 하면, 1위 배민은 점주들을 대상으로 가게배달 및 자체배달(배민1플러스)을 운영하고 있다. 가게배달에는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 등 두 가지 광고상품이 있다. 이 중 울트라콜은 광고주소 스폿인 깃발 하나당 월 8만원(부가세 별도)인 정액제 요금제다. 배민1플러스는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 6.8%(부가세 별도)에 음식점주 부담 배달비(2500~3000원)로 구성된 이용제다.

요기요는 현재도 별도의 광고 수수료 없이 주문 건수당 12.5% 수수료를 받는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고물가 때문에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었다손 치지만, 배달로 많이 팔수록 정률제 수수료에 남기는 금액은 더욱 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항변이다.

한편, 지난해 매출 2857억원을 기록한 요기요는 같은 기간 65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484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16억원과 865억원이었다. 매출은 2857억원으로 전년(2640억원) 대비 8.2% 증가했고, 적자 규모는 41.3%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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