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이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 70년 만에 경매 나와

▲ 이중섭의 그림 '시인 구상의 가족'

이중섭(1916∼1956)이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과 앙리 마티스의 아티스트북 등이 경매에 나왔습니다.

케이옥션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130점, 약 148억 원 상당 미술품을 경매한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시인 구상의 가족'은 1955년 이중섭이 시인 구상(1919∼2004)에게 준 이후 70년 만에 경매에 나왔습니다.

이중섭은 1955년 서울 미도파화랑과 대구 미국공보원에서 연 개인전에서 성공을 거둬 한국전쟁으로 헤어져 일본에 있는 가족을 만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작품 판매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가족과의 재회는 좌절됐습니다.

이때 오랜 친구인 시인 구상의 집에 머물던 이중섭은 구상이 아들과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고 부러움과 안타까움을 담아 그림을 그렸습니다.

구상은 이 그림을 두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세발자전거를 사주던 날의 모습을 이중섭이 스케치해 '가족사진'으로 준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연필로 그은 선 위에 유화물감으로 칠한 그림으로, 경매 시작가는 14억 원입니다.

김환기의 그림 '22-X-73 #325'(왼쪽)와 '산'

김환기(1913∼1974)의 그림들도 수십억 원대에 출품됐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973년에 그린 뉴욕 시대 점화 '22-X-73 #325'는 35억 원에 경매가 시작됩니다.

프랑스 파리로 떠나기 이전 시기인 1955년 제작한 '산'은 경매 시작가가 20억 원입니다.

해외 미술품으로는 앙리 마티스(1869∼1954)의 1947년작 아티스트북 '재즈'(Jazz)가 눈에 띕니다.

노년기 건강이 나빠지며 대형 판화나 유화 작업을 할 수 없게 된 마티스는 가위와 풀, 핀을 이용해 20점 작업을 완성하고 이를 판화로 제작한 뒤 판화집을 펴냈습니다.

추정가는 9억 5천만∼12억 원입니다.

출품작은 13일부터 24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케이옥션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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