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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서울 버스 파업해도 운행토록…서울시, 필수공익사업 지정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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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 당시 강동구 강동공영차고지.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 시내버스 5626번 출차를 방해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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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 당시 강동구 강동공영차고지. 서울시버스노동조합(버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새벽에 자가용을 시내버스 5626번 정면에 주차했다. 시내버스가 차고지에서 벗어나 운행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11일 “시내버스 파업 이후 후속 방안으로 ‘시내버스 운영 개선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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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있었던 지난달 28일 서울역 인근 버스 정류장이 텅 비어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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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내버스 운영 개선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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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 당시 강동구 강동공영차고지에서 경찰과 실랑이하고 있는 서울시버스노동조합원들.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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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을 추진한다. 서울 지하철은 노조법상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파업해도 최소한 운행률을 준수해야 한다. 평일 기준 파업 시 의무 운행률은 1~4호선 65.7%, 5~8호선 79.8%다.

이와 달리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지 않은 서울 시내버스는 노조 결정에 따라 전면 파업도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서울시 버스 노조가 12년 만에 파업했을 때도 서울 시내버스의 95% 이상이 운행을 멈췄다. 파업 당일 새벽 첫차부터 정오까지 시내버스 운행률은 4.4%였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의회와 함께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다.

국회가 서울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면 앞으로 서울 버스노조가 파업해도 최소한의 운행률을 준수해야 한다. 강인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면, 노사는 협정을 통해 파업 시 최소 운행률을 결정하게 된다”며 “노사가 함께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지난달과 같은 영업방해 행위를 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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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운송수지와 재정지원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도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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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 당시 강동구 강동공영차고지에서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 시내버스 출차를 방해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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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준공영제도 손본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민간과 공공의 장점인 효율성과 관리성을 결합하기 위해 2004년 7월 시행한 제도다.

준공영제는 비용 대비 운송 수입 부족분을 서울시가 전액 보장한다. 덕분에 버스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어, 부실기업도 생존이 가능하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서울시 65개 시내버스회사 중에서 부채비율 200%를 초과하는 회사는 11개사다.

또 사모펀드와 같은 민간자본이 서울 버스회사에 진출한 배경도 이와 같은 안정적인 사업 구조가 배경이다. 2019년부터 서울 시내버스 회사에 진입한 사모펀드는 현재 6개사 1027대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운송 수지 적자에 따라 재정지원금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점이다. 준공영제가 지속할 수 있으려면 적자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시내버스에 투입한 재정지원금은 8915억원에 달했다.

이에 서울시는 ‘준공영제 혁신용역’에 착수했다. 노선조정기준을 수립하고, 민간 자본이 공공성을 해치지 않도록 배당을 제한하는 등 평가 매뉴얼을 개정할 예정이다.

운송 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법도 찾는다. 연료비 절감을 위해 친환경 버스를 2026년까지 2498대 도입할 예정이다. 또 버스회사의 경영혁신을 유도하고, 광고 수입금을 확대하는 등 수익 다변화 방안도 모색한다.

GTX·경전철·광역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과 시내버스 중복노선 문제 역시 재정적자 원인이다. 용역을 통해 기존 중복·비효율 노선을 정리하고 신규노선 구축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합리적 기준으로 버스 노선을 조정하고 감차를 유도하면 재정지원금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지난 20년간 준공영제를 기반으로 서울 시내버스를 운영했지만 다양한 교통 환경 변화를 적극적으로 담아내지 못했다”며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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