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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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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인의 제언 “총선 후 부동산 정책 0순위는 세제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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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서는 4·10 총선 이후 건설·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책·제도가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세제개편안’을 0순위로 꼽았다. 주택 수에 따라 중과되는 취득세와 양도세, 보유세를 손질해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비사업 사업성 확보’를 꼽은 전문가들도 많았다. 착공 인허가가 줄어 공급절벽이 예상되는 만큼 재건축·재개발에서의 사업성을 높여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전문가들이 기존주택의 거래 활성화든, 정비사업이든 ‘공급’을 강조하는 것 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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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아파트 공사 현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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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가 0순위… 공시가액 비율만으론 역부족”

전문가 10인 중에 4명이 수 많은 선택지 중 ‘세제개편안’을 총선 후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지목했다. 다주택자에게 징벌적으로 매겨지던 세금을 완화 혹은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10 부동산 대책에서도 언급됐던 사안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정부 들어 세제 관련해서는 손을 못대고 있다”면서 “공정시장가액 비율이니, 비규제지역이니, 양도세 중과 유예니 각주만 건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개정을 통해 전체 개편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취득세 인하와 함께 종부세 폐지가 관건”이라면서 “공시가격 비율 조정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세제개편안은 국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는 실현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1·10 부동산 대책에서 지방 준공후 미분양 주택 대책으로 임대주택 활용시 원시취득세 감면, 구입시 1가구 1주택 적용을 내놨지만 법 개정사항이라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 현실화는 이미 되돌려 놨고, 원칙적으로는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사실 불가능한 사안이지만 7월과 9월 재산세, 12월 종부세 납부를 앞두고 있는 만큼 세제를 손보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여소야대가 종전처럼 유지되는 만큼 정부에서 할 수 있는게 없지만 사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선 세제 개편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악성 미분양의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을 해야 건설시장이 살아나지 않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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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입구에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공사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는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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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사업성’ 높여야 공급 빨라진다”

정부는 정비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절차적인 걸림돌을 걷어내는 성과를 냈다. 정부는 1·10 대책에서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 법정 절차를 단축하기로 했다. 또 기본 계획과 기본 방침을 병행 수립하고 공사비 등 주민 부담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패스트트랙으로 약 3년 기간을 추가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정비사업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물가’다. 자잿값과 인건비가 올라 전반적인 공사비가 오르면서 시공사와 조합이 갈등을 빚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부에서는 공사가 멈춰서거나 시공사를 교체하는 일도 있었다. 민간이 하는 공사인 만큼 ‘사업성’이 나오지 않으면 자연히 공사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재정비 사업에서 절차적인 부분은 어느정도 추진이 된 것 같지만 문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재검토하고, 용적률 상향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등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한다고 해도 정책적 걸림돌이 많아서 사업성 맞추기가 어려워졌다”면서 “공공주택 인수가격 상향과 임대주택 비율 감소 등과 주택연금형 정비사업 방식도 도입해 분담금을 부담을 줄여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 방안은 달랐지만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다. 인허가와 착공, 입주물량 등 공급과 관련된 모든 지표는 급감하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불안정이 예고돼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5810가구로 전달 대비 72.7% 줄었다. 인허가 다음 단계인 착공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2월 전국의 주택 착공 물량은 2만2975가구로 한 달 전보다 41.0% 감소했다. 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임대·주상복합 포함)은 1만1451가구로, 이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공급을 조기에 확대하는 건 여야를 초월한 초당적 문제”라면서 “재건축 규제완화는 물론 대출규제 완화, 실거주 의무 등도 어서 시장과 박자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장기적으로 수급불균형은 집값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공급 빠르게 늘리기 위해 1·10 대책 후속 입법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IMF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처럼 인허가와 착공 등 공급 지표가 줄지는 않았다”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빠르게 정상화 해 우량사업장부터 빨리 지원해 준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설문에 참여한 부동산 전문가 10인=고준석 연세대 상남대학원 주임교수,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 교수,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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