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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서울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했던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지난 총선보다 많은 의석을 얻으면서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오전 1시 기준 후보 득표 현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지역구 48곳 중 34곳에서 국민의힘에 앞섰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를 확정 짓거나 앞서는 지역구는 용산·강남·송파·동작을 등 14곳이었다.
이 같은 격차가 최종 결과로 이어질 경우 민주당은 21대에 이어 또다시 서울에서 큰 승리를 거두게 된다. 4년 전엔 서울 지역구 49곳 중 민주당이 41곳,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8곳을 가져갔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여러 명의 다선 의원을 배출하며 곳곳에서 의미 있는 승전보를 전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후보가 지역구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의 재선 꿈을 무산시켰다. 여야 '여성 파이터'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중성동갑에서는 전현희 민주당 후보가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또 동대문갑에서는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안규백 후보가 3선 의원 출신인 김영우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리고 5선에 등극했다. 민주당 3선 의원인 박홍근 후보(중랑을)도 이승환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선수(選數) 늘리기에 성공했다.
여야의 대표적 운동권 출신 후보끼리 맞대결이 벌어진 마포을에서는 현역인 정청래 민주당 후보가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며 4선에 등극했다. 노원갑의 우원식 민주당 후보(4선)도 현경병 국민의힘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5선 고지에 올랐다. 이 밖에 천준호(강북갑), 김영배(성북갑), 서영교(중랑갑), 김동아(서대문갑), 김영호(서대문을), 이인영(구로갑), 윤건영(구로을) 후보도 승리를 거뒀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경합 속에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표 결과 승리한 국민의힘 후보도 나왔다.
4년 전 890표(0.7%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던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는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의 재대결을 승리로 이끌면서 5선 의원이 됐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종로를 넘어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부상했기에 여권에서는 권 후보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겸임한 나경원 후보(동작을)는 류삼영 민주당 후보의 추격을 여유 있게 뿌리치고 여의도 복귀에 성공했다. 나 후보는 5선 고지에 오르면서 향후 당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텃밭'도 대부분 사수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강남갑·을·병에서 모두 '새 얼굴'을 공천했고, 이변 없이 전원 당선됐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영입된 고동진 후보(강남병)도 포함됐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누르고 국회에 처음 입성했던 배현진 후보는 이번엔 송기호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금배지 방어전에 성공했다. 송파갑의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도 조재희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도봉갑에서는 30대 젊은 후보들 간 박빙의 승부를 펼쳤는데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안귀령 민주당 후보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 후보는 두 번째 도전 만에 금배지를 달게 됐다.
열세로 평가받던 양천갑의 구자룡 국민의힘 후보도 지역구 현역인 황희 후보와 대등한 승부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마포갑에 출마한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도 이지은 민주당 후보에 앞서 나가며 승리 가능성을 보였다.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인 2008년 치러진 18대를 제외하면 보수당은 거의 대부분 총선에서 서울을 진보당에 내줬다. 20대 때는 12석(민주당 35석), 19대 때는 16석(민주통합당 30석), 17대 때는 16석(열린우리당 32석)을 얻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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