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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5시54분 이문1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를 기다리는 유권자들 모습/사진=오석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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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밤을 새서 놀다가 아침에 투표하러 나왔어요. 스스로 투표했다는 모습을 남기고 또 친구들에게도 투표하라고 독려하려고 인증샷도 찍었습니다."
4·10 총선 본투표날인 10일 오전 5시 45분 동대문구 이문1동 제6투표소는 이른 시간임에도 투표를 하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온 유권자로 북적였다.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보였지만 근처에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경희대학교가 있는 만큼, 이른 새벽임에도 모자를 뒤집어쓴 운동복 차림으로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줄을 서 기다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가장 먼저 투표장에 도착해 입구 근처 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80대 A씨에게 이문1동 제6투표소 선거사무원은 "오래 기다리셨어도 (투표시작)시간을 반드시 맞춰야 한다"며 잠시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오전 6시 정각, 선거사무원이 "시작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A씨 등 유권자들이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문1동 제6투표소는 원래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경로당이어서 투표장 안에 신발을 신고 들어오는 유권자들 때문에 모래가 생기는 걸 막으려 비닐을 깔아둔 모습이었다. 투표원들은 유권자들 마스크를 내리고 본인 확인을 진행한 뒤 투표용지를 나눠주었다.
10일 오전 6시1분 이문1동 제6투표소 내부 모습. 경로당 내부에 신발을 신고 오는 유권자들이 많아 비닐을 깔아두었다/사진=오석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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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투표소 안으로 들어간 80대 남성 A씨는 "낮에 자녀들하고 놀러갈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엔 일찍 투표하러 나왔다"고 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다 짐을 챙겨 서울 지하철 1호선 회기역으로 향하는 마을버스에 탑승했다.
오전 6시20분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취업준비생 20대 B씨는 "학창시절부터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배웠다"며 "그래서 투표하러 나왔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토론을 통해 문제가 생기면 절충하기도 하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며 "청년들을 신경써주는 정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헤드폰을 쓴 채 이문1동 제6투표소 팻말 앞에서 '투표 인증 셀카'를 찍던 대학생 C씨는 "친구들과 밤을 새서 놀다가 아침에 투표하러 나왔다"며 "인증샷을 찍은 이유는 스스로 투표했다는 모습을 남기고 또 친구들에게도 투표하라고 독려하려고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명의 주민이자 대학생으로써, 최근 물가가 너무 오른게 체감됐다"며 "물가 및 민생을 기준으로 후보자를 골랐다"고 말했다. C씨는 "22대 국회에는 민생 안정을 위한 후보자들이 많이 국회로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도 했다.
동네에 오랫동안 살던 주민들도 많이 보였다. 투표소가 집 근처라 아침 일찍 나온 70대 D씨는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너무 길고 당 이름들도 기존 당명이랑 달라 알아보기가 힘들다"며 "노인들에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D씨는 "22대 국회는 경제를 좀 더 살렸으면 좋겠다"며 "돈을 쓰고싶을때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는 식으로 경제가 살아야 자식들한테 용돈을 받아도 많이 받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날 '우리 당만 옳다'고 하지 말고 화합해서 일을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문동에 20년 넘게 살았다는 60대 E씨는 투표소를 나와 "어느 대통령이든 너무 흔들어대면 일을 잘 못하는 거 아니냐"라며 "이전 정부때도 그렇고 너무 반대만 하면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그는 "끝나고는 자식들과 놀러가려고 아침일찍 투표했다"고도 했다.
10일 오전 8시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건물 1층에 위치한 이문1동 제4투표소의 모습/사진=오석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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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1층에 마련된 이문1동 제4투표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젊은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6시40분쯤 투표를 마친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 20대 F씨는 "그냥 아침에 눈이 일찍 떠져서 왔다"며 "청년층 지지가 많아야 나중에 우리가 기성세대가 됐을때도 정치권이 우리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지 않겠나하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2대 국회는 좀 더 청렴하고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많이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학 신입생이라고 밝힌 G씨는 "이번이 첫 투표"라며 "처음으로 정치에 참여한다는 게 의미있고 뜻깊다"고 했다. G씨는 "어느 쪽이 득세해도 공정하고 능력주의 중심의 22대 국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18세 이상(2006년 4월 11일 출생자 포함) 국민이라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 투표 시 신분증(주민등록증·여권·운전면허증 등)을 지참해야 한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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