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남성 교민, 고속열차타고 영사관 찾아 먼길
'주말에 여행한다 생각' 큰맘 먹고 투표소까지
22대 국회, 좌든 우든 창피한 행동 하지 말았으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린섭 (중국 현지)
8시 투표율이 집계가 끝났군요. 8시 기준 투표율 4.2%. 전국 투표율 4.2%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투표하셨어요? 오늘 당일인 만큼 좀 특별한 유권자를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사실 요즘 투표 과거보다 훨씬 편리해졌죠. 사전투표율이 이틀이나 되고 게다가 주소지 외에 전국 어디서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도 손쉽게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힘겹게 우여곡절을 겪어가며 마침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그런 특별한 유권자들이 계세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두 분을 차례로 만나볼 텐데요. 우선 고속열차를 타고 왕복 6시간 걸려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셨답니다. 최린섭 씨 연결해보겠습니다. 최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최린섭>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예, 안녕하세요. 아니, 어디 사시길래 왕복 6시간이나 걸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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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린섭> 저는 중국 하남성에서 살고 있는 최린섭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중국 하남성에서 재외국민 투표하셨군요.
◆ 최린섭> 네.
◇ 김현정> 지금도 아마 밖에서 분주하게 뭔가를 하시다가 전화 받으신 것 같은데.
◆ 최린섭> 죄송합니다. 지금 비행기 타려고 비행기 기다리고 있는 공항 대합실이에요.
◇ 김현정> 그러세요? 저희가 감사합니다. 짧게 자기소개해 주실 수 있어요?
◆ 최린섭> 저는 중국 하남성에 살고 있는 사람이고요. 중국에서 조그마한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세요, 그러세요. 그러니까 재외국민이라고 하면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지만 현재 외국에 거주 중이거나 혹은 잠시 외국에 체류하는 분들 이런 분들한테 한 표가 있는 거 아닙니까?
◆ 최린섭> 예.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외국에서 투표권을 아무리 준다고 해도 투표하러 가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던데.
◆ 최린섭> 그렇죠. 우리는 꼭 영사관이나 대사관 이런 쪽으로 가야만 되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최린섭> 저희 같은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가까운 데 영사관을 거쳐서 가야 되는데 거기 가기가 고속기차로 6시간 이렇게 가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게다가 사전에 투표하겠습니다라고 등록하는 절차도 반드시 필요하죠?
◆ 최린섭> 네. 투표일 한 달 전에 미리 부재자 신고를 먼저 해야 그래야 투표를 할 수가 있어요.
◇ 김현정> 맞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이번에 재외국민 투표율이 62.8%가 나왔다고 했는데 이게 전체 재외국민 중의 62.8%가 아니라 등록, 저 투표하겠습니다라고 사전 등록을 한 분 중에 62.8%예요. 그래서 전체 재외국민 중에는 이게 4.7%입니다. 그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에요.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최 선생님의 경우는 어떠셨어요?
◆ 최린섭> 저희도 마찬가지로 한 번 가기가 쉽지 않았어요. 물론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저 같은 경우는 일요일을 통해서 기왕 가는 김에 여행도 좀 하고 모처럼 바람도 쐬고 이런 생각으로 한번 큰마음 먹고 나갔습니다.
◇ 김현정> 진짜 큰 마음 먹고 가셨네요. 그래서 고속열차, 그냥 열차도 아니고 고속열차를 타고 아까 몇 시간이라고 하셨죠?
◆ 최린섭> 제가 있는 데서 영사관까지 가려면 우선 두 시간을 먼저 고속열차를 타고 가서 그다음에 그 지방에 도착을 해서 택시를 타고 또다시 영사관까지 한 40분 정도를 가야 되니까 가는 데만 거의 한 3시간 걸리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열차 타고 택시 타고 정말 산 넘고 물 건너네요.
◆ 최린섭> 그렇게 되네요.
◇ 김현정> 그렇게 하니까 왕복 6시간이 된 건데 가신 김에 투표만 한 게 아니라 그 지역 여행도 좀 하고 오신 거예요? 관광도 하고.
◆ 최린섭> 그렇죠. 시골 촌동네 사람이 그래도 밖에 나갔다고 투표 끝나고 백화점이며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마음껏 즐기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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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사실은 외국에 계시는 분들한테는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투표 안 했다고 해서 누가 욕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이 한 표를 행사하셔야겠다. 6시간 아니라 얼마가 걸려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신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 최린섭> 우리 같은 경우는 외국에 장기 체류를 하기 때문에 한국의 어떤 일에 같이 동참한다는 게 굉장히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같이 동참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럼요.
◆ 최린섭> 저 같은 경우도 제가 있는 동네에 한국 사람이 한 10명 남짓 있는 그런 조그마한 시골 동네인데 그러면서도 다들 그 얘기. 너 투표했느냐 이번에 꼭 해라, 이런 쪽으로 서로들 이렇게 푸시를 하는 그런 일이죠.
◇ 김현정> 서로서로 가서. 그런데 가서 하자 하고 서로 독려해도 일도 있고 왕복 6시간이 어려운 분들은 못 가시는 거잖아요.
◆ 최린섭> 그렇죠. 쉽지 않죠.
◇ 김현정> 그렇죠. 그 어려움을 뚫고 왕복 6시간 걸려서 투표를 했으니 정말 좋은 정치인들이 뽑혀서 고국의 정치를 잘, 고국을 좋은 방향으로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는데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주십시오.
◆ 최린섭> 이렇게 외국 생활을 하면서 보람되게 내가 해야 할 일을 한 거잖아요. 이러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한테도 너희들이 꼭 시간 내서 투표장에 나가라 얘기할 수도 있고요. 큰 거 바라지 않지만 내가 투표하면서 정권이 바뀌리라 기대하는 것도 아니지만.
◇ 김현정> 우리 정치가 바뀌기를.
◆ 최린섭> 내가 할 일을 하나 더 했다는 거잖아요.
◇ 김현정> 정치인들한테 하고 싶은 말씀해 주세요.
◆ 최린섭> 외국에 사는 교민들이 뭘 바라겠습니까? 정치하는 사람들 좌든 우든 말썽 피우지 말고 창피한 행동들 하지 말고 그런 거죠. 어떨 때는 중국에 있는 주변에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한국 뉴스 나오는 거 보고 웃을 때가 있어요. 나도 그때는 데리고 가기도 싫을 정도로 그냥 같이 웃어요. 말도 안 되는 사건 보면 창피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최린섭> 최소한 그런 거 하지 말아야죠.
◇ 김현정> 되게 좋은 말씀이네요. 바깥에 나가서 열심히 살고 있는 교민들, 재외 국민들 창피하지 않게 창피한 뉴스 좀 만들지 말아라, 정치인들. 그 말씀이죠.
◆ 최린섭> 맞습니다.
◇ 김현정> 잘 말씀해 주셨고요. 그런 의미에서 소중한 한 표 잘 행사해 주셨습니다. 최린섭 씨.
◆ 최린섭> 감사합니다.
◇ 김현정> 건강 잘 지키시고요. 얼른 비행기 타러 가세요.
◆ 최린섭> 예, 한 10분 있으면 또 비행기 타야 돼요.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중국의 교민 최린섭 씨의 우여곡절 투표기 들어봤습니다. 소중한 참정권, 외국에서 사실 이 참정권이 있어도, 그러니까 투표권이 주어져도 이걸 행사하는 게 쉽지 않아요. 지금 말씀드렸다시피 장소가 너무 머니까. 예를 들어 호주, 미국, 이런 데 산다고 쳤을 때 이게 가는 게 만만치가 않은 거예요. 그래서 그분들한테 왜, 아니, 왜 투표율이 4.8%밖에 안 됩니다라고 말하기도 참 뭐합니다. 다 이해가 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렵게 소중한 한 표 행사하신 분 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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