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동물을 활용한 투표 인증 도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푸바오 열풍'을 일으켰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담긴 투표 인증 용지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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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본투표일이 밝은 가운데 20대, 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색 투표인증샷'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와 다른 양상의 열풍은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하나의 수단이자 투표율 상승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역대 총선 사전투표율 중 가장 높은 31.28%를 기록한 지난 5~6일부터 SNS 등에서 손등에 투표도장을 찍고 나오는 대신 좋아하는 캐릭터가 담겨 있는 투표인증 용지 도안을 인쇄해 가서 도장을 찍어 오는 신(新)투표인증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 '망그러진곰'의 얼굴이나 '도구리' '농담곰'이 들고 있는 종이, '몰랑이'나 '포차코'의 말풍선에 투표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도장을 찍어야 용지가 채워져 의미를 갖게 된다.
캐릭터 대신 실존하는 동물이나 연예인 등도 투표인증 용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던 당시 팬 6000명의 배웅을 받는 등 '열풍'을 일으켰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손에 빈 공간을 만들어 투표도장을 찍도록 고안된 디자인이 유행하고 있으며, 아이돌 그룹 멤버가 영상통화 중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장면을 캡처해 투표인증용지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대학생 차모씨(23)는 "주변에 연예인을 좋아하는 친구들 중 스트레이 키즈, 르세라핌, 오마이걸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사진을 가지고 가 투표도장을 찍어 오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ㅇ' 자음을 의도적으로 제외해 투표도장으로 단어를 완성하도록 만들어진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이름에서 'ㅇ'을 누락한 '페ㅣ커'라는 글씨가 새겨진 도안을 공유하거나 야구 팬들을 겨냥해 '기아 ㅜ승' '한화 ㅜ승' 등의 글씨가 담긴 도안을 공유하면 동그란 투표도장을 빈 자리에 찍어 인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이색 투표인증' 용지에 2030세대들의 투표 의지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각종 투표인증 도안을 모아 둔 게시글에서 누리꾼들은 지인을 태그해 '츄라이(시도)해보세요' '(투표인증하고) 인싸 가자' '축구 버전도 만들어주세요' 등의 댓글을 달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전문가들도 '이색 투표인증 릴레이'가 투표율을 높이고 정치에 대한 거리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무래도 청년층의 투표 참여율이 낮다 보니 이런 재미가 가미되면 투표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고,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 또한 "선거를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딱딱하고 무섭고 절박한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실행하는 것"이라면서 "주권자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선거가 '즐거운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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