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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과반땐 '친명 체제' 완성 … 한동훈은 121석 넘기면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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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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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거물급 정치인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총선 이후 당권주자이자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각자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만 대선주자급 정치인은 지역구 당선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사례도 있어 단순히 '금배지'를 다느냐 여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인물은 거대 양당을 이끌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이들의 지향점은 뚜렷하게 다르다. 이 대표는 '민주당 단독 과반'과 '본인 지역구(인천 계양을) 당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반면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등장할 때부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 위원장은 오로지 총선 의석수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민주당이 절반(151석)을 넘거나 이에 근접하게 1당을 차지해 승리한다면 총선을 진두지휘한 이 대표 입지는 탄탄해진다. 민주당도 주류였던 '친문(문재인)계' 위상은 크게 약해지는 대신 '친명(이재명)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패배하면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리 세 번이나 지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이 대표가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 이기더라도 격차가 근소하다면 공천 실패론이 불거지면서 이 대표 리더십에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이 대표가 지역구 선거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패한다면 정치적 위상이 흔들린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성남 FC·백현동 사건 외에 대북송금 사건 관련 제3자 뇌물죄 혐의, 2018년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 관련 위증교사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상태가 되면 사법 리스크가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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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성공 기준이 다소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하거나 원내 1당 지위로 올라서야 성공이라고 본다. 다른 쪽에서는 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의 입법권 독점(180석) 저지가 가능한 121석 이상을 점하면 선방하는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다만 '실패' 기준은 명확하다. 개헌 저지선인 101석에 도달하지 못하면 한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롭게 될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두 차례 갈등을 겪은 한 위원장이 총선 이후 차기 대권 경쟁에 뛰어들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미래 권력'인 한 위원장 쪽으로 균형추가 급격히 쏠릴 것이라고 관측하는 의견이 많다. 그렇지 못하면 불만이 쌓인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에게 거취 결단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원 전 장관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험지'에 출마해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1차 목표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맞서 싸우는 모습으로 체급을 키우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젊은 세대가 많은 경기 화성을에서 짧은 시간 동안 지지율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근소한 차이로 지더라도 나름의 성과라고 자평할 수 있다. 행여 이기기라도 하면 단숨에 대선주자급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조국 대표는 조국혁신당 돌풍 속에서 가장 먼저 총선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우선 비례 2번으로 원내 입성은 확실하다. 또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10석 이상을 얻으면 앞으로 야권 재편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야권 대권 후보를 두고 이재명 대표와 조 대표가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도는 분위기다.

다만 조 대표에 대한 최대 암초는 '사법 리스크'다. 그는 지난 2월 8일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르면 연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놔야 하는 것은 물론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돼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도 없게 된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안철수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 여부가 정치적 생명과 직결된다.

이낙연 대표는 민주당 탈당 후 이준석 대표와 손을 잡았다가 일주일 만에 결별함으로써 정치적 타격을 크게 입었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을 번복하고 광주 광산을에 도전했으나 여러 여론조사에서 민형배 민주당 의원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낙선하게 되면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안 의원과 이 전 사무총장은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야당 입장에서 험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이 전 사무총장이 안 의원을 꺾고 승리한다면 그의 체급도 수직 상승하게 된다. 중량급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공천 과정에서 대거 배제된 가운데 비명계 구심점 역할을 하며 당대표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패배하면 이낙연 대표와 마찬가지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경기 하남갑에 뛰어든 추 전 장관은 승리하면 6선 고지에 오른다. 민주당이 1당을 차지하면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이라는 타이틀을 기대할 수 있다. 나 전 의원 역시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하면 5선을 달성하게 된다. '수도권 여성 중진'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차기 당대표 후보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훈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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