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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선거와 투표

3류 정치의 3無 선거…분열당한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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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8일 공개된 제22대 국회의원 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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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이틀 앞둔 8일에도 여야는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선거'에 화력을 집중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12일간 유권자들의 뇌리에 남은 것은 '심판론'뿐이었다.

선거전을 지휘하는 사령탑부터 지역구 후보까지 대파와 삼겹살을 놓고 입씨름을 벌이는 '삼류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

22대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이번 총선은 후보자 인물 경쟁력이나 정책·공약 타당성,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가 모두 사라진 '3무(無) 선거'라는 차가운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각자 상대방을 '심판'하겠다는 편 가르기에만 집중하면서 국민들까지 좌로 우로 더욱 분열시켜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도 "혹여라도 속거나 동정하게 되면 여러분은 그 악어가 흘리는 눈물의 수천수만 배 고통의 눈물을 흘리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200석 전망과 관련해 "이재명·조국 친위대 같은 200명"이라며 "어떤 대화도 통하지 않을 거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층 규합을 위해 상대를 '악마화'하는 데 있어서 여야의 태도가 다르지 않은 셈이다.

조화순 한국정치학회장(연세대 교수)은 "미래 비전은 없고 극단적 대결만 남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낸 총선"이라고 평가했다. 김홍기 한국경제학회장(한남대 교수)은 "이번 총선은 세계 경제질서가 재편되는 엄중한 시점에서 맞이한 선거"라며 "국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는 논의는 사라지고 오직 과거에 대한 심판 이야기만 나왔다"고 꼬집었다.

정치적 선동이 난무하는 환경이지만 좋은 후보를 고르려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고언한다. 699명의 지역구 후보, 253명의 비례대표 후보 가운데 누가 국가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있는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거대 양당부터 제3지대까지 주요 정당과 후보자가 발표한 공약도 온라인상에서 자세히 비교해볼 수 있다. 그래야만 선거 마지막까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정치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 김연성 한국경영학회장(인하대 교수)은 "유권자까지 감정에만 치우친 투표를 해서는 안된다"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평소 생각대로 차분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화순 회장은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에 지쳐도 우리 미래는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며 "난무하는 '심판론'을 심판하고 유권자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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