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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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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양심” 극찬 들은 판사, 정치불신 깨러 왔다 [금배지 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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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49]
서울 강북갑 전상범 국민의힘 후보
부장판사에 석궁 쏜 김명호 교수
“내가 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판사”
‘험지’지만 고향에 주저없이 출마
“GTX-C 수유역에 연결하고
시립 종합병원 유치 성공할것”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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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갑에 출마한 전상범 국민의힘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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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상범 후보에게 금배지란?

동료 시민들의 바람을 등짐처럼 지는 ‘지게’

Q. 전상범 후보에게 정치란?

서민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는 것



“내가 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판사.”

영화 ‘부러진 화살’의 모티브가 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전상범 국민의힘 서울 강북갑 후보를 이렇게 평가했다. 김 전 교수는 2007년 대표적인 사법부 불신 표출 사례로 꼽히는 ‘석궁 테러 사건’으로 회자되는 인물이다. 그는 조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뒤 복직 소송의 항소심에서 패소 판결을 내린 박홍우 당시 부장판사에게 석궁으로 화살을 쐈다. 그런 그도 전 후보에게는 “승복할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춘천지방법원 판사 시절 김 전 교수 사건을 맡은 전 후보가 다른 판사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당시 김 전 교수는 춘천교도소 내 불합리한 처우에 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교수가 CCTV 영상의 검증 신청을 하자 전 후보는 즉시 영상 보관 명령을 내렸다. CCTV 영상은 금방 사라진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접 교도소에 방문해 영상을 확인했다.

“저는 김 전 교수의 사법 불신에 대한 선입견 없이 그 신청을 받아들였다. 정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정치도 불신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의 목소리에도 ‘불신자’라는 차별 없이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아닌가.”

판사복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강북갑에 출마 선언을 한 전 후보는 이같이 강조했다.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정계 입문
독립유공자인 전종관 선생의 손자인 전 후보는 지난 1월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서울대 재학 시절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용된 ‘수재’다. 판사 임용 후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의정부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재직할 당시에는 두 차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주심 판사를 맡았다.

영입인재인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전 후보는 주저없이 강북갑을 출마지로 선택했다. 여당에게는 험지로 꼽히는 지역구인 만큼 전 후보의 선택은 다소 의외였다. 그가 첫 정치 도전지로 강북갑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어렸을 때부터 살아왔던 고향이기 때문이다. 전 후보는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인수초·중학교를 졸업했다. 그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전 후보는 “집이 4·19 국립 묘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보니, 형들이 우리집 근처에서 시위를 했다. 그럼 이제 최루탄이 날아오기도 했다”며 “형들은 물수건으로 코를 막고 도망가고, 물수건이 없는 저는 콜록콜록하면서 소매로 입을 가리고 도망갔는데 그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전 후보가 살았던 집은 아직도 강북 지역에 그대로 있다고 한다. 전 후보는 “변하지 않는 강북의 상징”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최근 총선 전적 2승 2패...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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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갑 관할구역은 번 1·2동, 수유 1·2·3동, 우이동, 인수동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으로 처음 선거구가 생긴 이래 15~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내리 승리했다.

하지만 18대 선거부터는 보수계열 정당이 자리를 빼앗고 있다. 18대 선거는 보수당이, 19대는 민주당이, 20대는 보수당이, 21대는 다시 민주당이 승리했다. 2승 2패의 전적인 셈이다.

직전 선거인 21대 선거에서는 천준호 민주당 후보가 18.3%포인트의 격차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정양석 후보를 따돌렸다. 다만 2022년 대통령 선거, 강북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 ‘어렵지만 해볼 만한 지역’이라는 인식이 있다.

전상범 후보는 “승·패·승·패 했으니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당선될 차례”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역을 돌아다녀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저는 그야말로 정치를 처음하는 사람”이라며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현역의원인 천준호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전 후보는 경쟁자인 천 후보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이던 사람”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저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법대 위에서 공정하게 재판을 했던 판사”라며 “우리 강북구의 동료 주민들께서 누가 ‘강북구의 비서실장’이 될 수 있는지 더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단호하게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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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범 국민의힘 서울 강북갑 후보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전상범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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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C에 수유역 연결···시립종합병원도 유치
전 후보의 대표 공약은 광운대역을 거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에 수유역을 연결하는 것이다. 2028년 완공 예정인 GTX-C 노선은 시속 최고 180km까지 달려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전 후보는 “이곳에 와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게 교통 문제”라며 “수유역 인근에 사시는 분들이 삼성역으로 바로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교통 문제가 해결되면 관광 산업도 발전하고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린이 병동을 포함한 시립 종합병원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추진되고 있었던 시립 강북어린이병원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전 후보는 “당초 민주당이 추진중이었지만 재정 적자가 심각해지지 않겠냐는 문제가 있어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강북 지역은 60대 이상 인구 비율이 상당히 높다. 시립 종합병원에 어린이 병원이 함께 있다면 재정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그렇다면 수요가 있으니 서울시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전 후보가 고민 끝에 내놓은 답은 “막무가내식 편가르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종종 지역구에서 투표하지 않겠다는 주민을 마주친다는 그는 정치불신과 정치혐오를 원인으로 꼽았다. 전 후보는 스스로를 ‘협상 전문가’라고 부른다. 판결 전에 화해를 돕는 조정전담판사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협상을 통해 단련된 그가 정치권 안팎에 상존하는 갈등에서도 화해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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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는 2024년 4월 10일 열리는 22대 총선에 출마한 정치인을 소개하고, 해당 지역구를 분석해보는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까지 집중 추적해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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