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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셋 중 한 명은 '무당층'...청년 표심 잡아야 총선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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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MT리포트] '총선 캐스팅보터' 2030 표심①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운명이 2030의 손에 달렸다. 진보가 우세한 4050세대, 보수로 편향된 60대 이상과 달리 청년층은 어느 한 쪽으로도 크게 기울지 않았다.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스윙보터' 2030세대는 이번 4.10 총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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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구.신촌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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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에 나가지 않으시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미래세대는 조국과 이재명처럼 살지 않을 거라고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문제도 관심사고, 입틀막 당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과 함께 과학기술의 중요성, 정부 정책의 무지함도 지적하고 싶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 거대 양당 대표들이 찾은 곳은 이화여대 등 대학교가 몰린 서울 신촌과 카이스트가 위치한 대전이었다. 대학생 등 2030세대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라는 판단에서다. 2030세대의 무당층 비율은 다른 세대의 3배 이상에 달한다. 20대와 3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확증편향'이 적어 정치적으로도 유연하다. 이런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진영이 의회 권력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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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5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4.5/사진=뉴스1 /사진=(대전=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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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는 1357만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집단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2030 청년층 유권자(18~39세)의 비율은 전체 유권자의 30.7%다. 4년 전에 비해 3.3%p(포인트) 줄었으나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게다가 60대 이상이 대체로 보수, 40~50대가 진보 성향을 가진 데 반해 2030세대는 '스윙보터'다. 확고하게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없이 선거마다 선택을 달리 한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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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의 정당 지지도/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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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유독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3월 넷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29세의 38%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으로 집계됐다. 민주당(27%), 국민의힘(25%) 지지율보다 높다.

30대도 29%가 무당층이었다. 이 역시 민주당(28%), 국민의힘(27%) 지지층보다 많다. 2030세대의 약 3명 중 1명은 무당층이란 얘기다. 다른 세대의 무당층 비중은 40대 12%, 50대 11%, 60대 7%, 70대 이상 6%로 2030에 비해 현저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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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의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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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선의 연령대 별 유보층 현황/그래픽=이지혜



통상적으로 무당층은 선거일이 임박하면 양 진영으로 집결하면서 급격히 줄어드는데, 이번엔 2030세대의 경우 그 속도가 느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일간(3월31일~4월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20대(18~29세) 50.3%, 30대 68.8%, 40대 81.7%, 50대 87%, 60대 89%, 70대 이상 94.6%로 집계됐다. 4년 전 총선 땐 적극적 투표 참여 응답이 20대 74.1%, 30대 82.2%였는데, 각각 23.8%p, 9.5%p 급락한 것이다.(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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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투표 의향에 대한 유권자 설문조사/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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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난 대선 때 전략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태며 정치적 효능감을 맛본 일부 2030세대, 특히 20대 남성들이 현 정부에 실망하며 대거 무당층으로 이동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조국 사태, 집값 급등, 일자리 상황 악화 등 때문에 청년층이 크게 실망해 급속히 우경화된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청년세대가 5~6년 사이 양쪽에서 뺨을 맞은 꼴인데 무당층이 많아지는 건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들 입장에선 2017년 대선과 2020년 총선 때 민주당을 밀어줬는데 별로 달라지는 게 없었다고 느낀다. 2021년 보궐선거부터 이준석(개혁신당 대표)이 등장해 2022년 대선까지 보수정당을 밀어줬더니 더 공정해지거나 살기 좋아지지 않았다. 제3지대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2030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제도권 정치로 청년들이 담아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총선에선 주요 정당의 아젠다, 공약, 후보 등 여러 면에서 상대적으로 2030세대가 소외됐다고 청년들은 평가한다. 이번 총선 지역구에 출마하는 686명의 후보 가운데 20대는 4명, 30대는 33명에 불과했다. 2030세대 후보의 비중은 5.4%로, 지난 총선(6.1%)에 비해 하락했다.

청년들의 표심은 전국 약 50여곳 박빙 지역구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박근혜·문재인 정권을 지나면서 2030세대의 투표율이 크게 올랐다. 이들은 후보가 마음에 안 들어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 투표장에 가려고 한다"며 "수도권 격전지에선 이들의 표심이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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