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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시위 질서있고 수준 높아"…1980년 5월 전남대 학장회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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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재단 "시위 격렬해 계엄군 투입 주장 허위 입증"

연합뉴스

1980년 5월 17일 전남대 학장회의록 일부
[5·18기념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발원지인 전남대학교의 1980년 5월 항쟁 기간 전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문서들이 공개됐다.

4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1980년 5월 17일 전남대 학장회의록 일부가 44년 만에 공개됐다.

회의록을 보면 당시 학장회의에서는 5월 16일 광주 지역 대학생들과 시민 주도로 열렸던 가두시위에 대해 '질서 있고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한 전남대 학생처장의 보고가 이뤄졌다.

5·18재단은 "국립대인 전남대의 이러한 동향 분석은 '광주지역 시위가 격렬해 계엄군을 투입했다'는 신군부 측 주장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해석했다.

재단은 전국의 국립대를 대상으로 5·18 전후 학장회의 관련 자료의 정보공개를 청구해 이 회의록을 확보했다.

전남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들은 부존재 또는 비공개 대상 등을 이유로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5·18재단은 항쟁이 끝나고 약 2달 뒤 열렸던 7월 7일 전남대 학장회의록도 함께 확보해 공개했다.

7월 7일 학장회의에서는 '개강에 대비한 학생 지도 대책 수립' 등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대책에는 '대학 간 의견 교환과 학생 지도의 공동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자문기관협의회 등 기구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목할 점은 자문기관협의회 참여 기관들인데 '계엄분소', '505', 'CIA' 등이 참여한다는 참고 사항이 회의록 비고란에 손 글씨로 적혔다.

회의록의 505는 5·18 당시 정보 조작, 시민 구금과 고문 등을 주도한 505보안부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유추된다.

5·18재단은 신군부가 1980년 9월 대학가 개강을 앞두고 강력한 대비책을 꾸몄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재단은 다음 해인 1981년 5월 6일 전남대 긴급 학장회의록을 통해 이러한 풀이를 뒷받침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사태 재발 시 학교 자체의 존립조차 예측할 수 없는 불행한 결과 초래' 등 항쟁 1주년 추모 분위기 저지를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학생들에 대한 '집결 철저 봉쇄'와 '해산' 등의 지침은 같은 달 16일 전남대 총장의 긴급 지시에도 담겨있다.

1981년 5월 상황이 담긴 회의록과 총장 긴급 지시 관련 문건은 전남대 5·18연구소가 지난해 편찬한 '자료로 보는 전남대학교 민주화운동'에도 수록됐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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