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은 김연경 선수가 뛰고 있는 여자배구단 흥국생명의 모기업이기도 합니다. 흥국생명은 감독 경질 같은 진통을 겪는 과정에서 '윗선 개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에 이호진 전 회장이 그룹대표에게 배구단 운영과 관련해 지시한 문자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오승렬 PD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여자배구 리그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흥국생명의 김연경 선수가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김연경/흥국생명 (2023년 1월 6일) :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은 일들이 생기네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고…]
당시 흥국생명은 이른바 '윗선 개입'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모기업의 고위 인사가 선수기용까지 개입하고 이를 거부한 감독을 해임하는 등 구단 운영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겁니다.
2022년 11월 25일 이호진 전 회장이 A대표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 전 회장이 특정 선수의 플레이를 지적하며 감독에게 전달할 것을 요구합니다.
대화 시각은 오후 7시 50분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한창 진행중이던 때입니다.
감독 교체와 관련된 대화도 이어집니다.
A대표가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지만 여전히 답답한 듯 같은 지시를 반복합니다.
그 날 경기는 흥국생명이 연달아 세 세트를 내주며 패배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다음 날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하루종일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감독 후보군 명단을 재촉하기도 합니다.
권순찬 당시 감독의 경질이 발표된 다음해 1월 2일까지 간섭은 수시로 이어졌습니다.
감독은 물론 선수 영입과 포지션 문제까지 거론합니다.
선수단의 반발이 이어지고 신임 감독들이 모두 자리를 고사한 뒤에야 지시가 멈췄습니다.
당시 상황을 묻는 취재진에 태광그룹 측은 "이 전 회장이 배구팀에 대한 열정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단주도 아닌 상황에서 리그 중인 감독을 자르거나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VJ 한재혁 이지환 /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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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렬 기자 ,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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