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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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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유독 호남 사람 많은 이곳…국힘도 전북 출신 후보 냈다는데 [민심로드 2024, 부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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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병, 변호사 vs 언론인 vs 시장 ‘3파전’
“호남 출신 하종대 선전할 듯…野표 분산도”
“‘정권 심판’ 여론 높아…민주당 힘 실릴 듯”
“지역 더 잘 아는 장덕천이 당선될 것”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왼쪽부터) 하종대 국민의힘·장덕천 새로운미래·이건태 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병 후보 현수막이 걸려있는 역곡역 인근 사거리. [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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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병에 출마하는 하종대 국민의힘·이건태 더불어민주당·장덕천 새로운미래 후보들 사이엔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모두 호남 출신이라는 것.

지역 특성상 부천병은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다. 민주당 정치인 중엔 호남 출신이 많아 당선에 유리했는데, 이번엔 세 후보 모두 호남 사람이라 이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왔다. 또, 민주당계 정당인 새미래의 등장으로 기존 민주당 표가 새미래 쪽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정권 심판’을 열망하는 주민들은 “인물보단 정당을 보고 뽑을 것”이라며 “민주당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역 표심 하종대로 돌아설 것”
매경닷컴은 3일 경기 부천 역곡·소사 일대에서 주민들을 만나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부천병은 부천시 원미구 일부와 소사구 전체를 관할하는 지역으로, 소사구 일원과 소사동, 역곡 1·2동을 포함한다.

이 지역은 원래부터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으나, 보수정당 유력주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이곳에서 3선을 달성하며 부천에서 가장 보수성향이 짙은 곳으로 분류됐다. 이후 김 전 지사의 ‘정치적 제자’로 알려진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후보가 재선하는 등 보수 강세를 유지했으나, 19대 총선부터 민주당계 정당이 치고 올라오면서 줄곧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현 국회의원은 21대 전반기 국회부의장인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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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역곡역 인근에 위치한 역곡 상상시장. [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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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세가 강한 탓에 주민 대부분은 이건태 후보의 승리를 염원했다. 다만, 하종대 후보가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을 돌릴 수 있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하 후보는 언론인 출신으로 동아일보 논설위원, 채널A 앵커로 활동했다. 그는 채널A에서 ‘쾌도난마’를 진행해 이름을 알렸다.

역곡동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70대 김씨는 “세 후보 모두 호남 출신이지 않는가. 이곳에 호남 주민들이 많은데, 그 표가 민주당으로만 몰릴 거 같지 않다”며 하 후보의 선전을 기대했다. 그는 “또한 장덕천 새미래 후보도 나왔기 때문에 이건태 후보의 표가 나뉠 것 같다”며 “이곳이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될 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소사역 인근에서 만난 60대 주부 강씨 역시 “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양문석 후보의 ‘편법 대출’ 논란과 조수진 후보가 과거 변호사 시절에 성범죄자를 변호한 이력이 밝혀져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태 후보 역시 변호사 시절에 미성년자 강제추행 가해자, 불법촬영 가해자 등 변호했다고 하는데 그런 점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尹정부 심판 여론 높아…이건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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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역곡동 일대에 이건태 더불어민주당·하종대 국민의힘·장덕천 새로운미래 부천병 후보의 선거벽보가 걸려 있다. [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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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부분 주민은 이변 없이 이건태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초 민주당이 강한 지역인 데다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최고점에 이른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건태 후보는 당 대표 특별보좌역으로서 ‘대장동 사건’ 변호사로 활약했다.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김경협·유정주 의원을 꺾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역곡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유씨는 “이곳에 사는 제 지인들 대부분은 민주당을 선택하겠다고 하더라. 민주당이 너무 잘하고 예뻐서 뽑아준다기보다도, 국민의힘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도 최고조”라며 “이건태 후보 당선을 위해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대 직장인 정씨는 “정권의 무능함이 민주당을 찍게 만든다”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장덕천 후보는 민주당 출신이긴 하지만 지금은 민주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며 “표가 분산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비례정당은 조국혁신당을 뽑을 것”이라며 “신뢰가 가는 정당이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따라 그렇게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천시장 출신 장덕천, 지역 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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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역곡역 북부역 사거리에 부천병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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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민은 부천시장을 지냈던 장덕천 후보를 지지했다. 지역 정책에 있어서는 다른 두 후보보다 더 해박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장덕천 후보는 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부천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2대 총선에선 민주당을 탈퇴해 이낙연 전 총리가 세운 새로운미래에 입당해 부천병 후보로 출마했다.

역곡동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김씨는 “저는 정치색이 없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데, 그냥 인물만 놓고 보면 장 후보가 가장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나 하 후보도 우리 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공부도 했겠지만, 실무적으로 일했던 사람보다 더 잘 알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60대 이씨 역시 장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우리 지역은 재개발, 재건축 수요가 굉장히 높은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실 민주당도 싫고 국민의힘도 싫어서 그 대안으로 선택하는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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