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달러 군사적 지원' 논의 막 올라
"정치적 변화에서 우크라이나 보호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랜드래피즈=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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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향후 5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35조 원) 규모의 군사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책 기조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비책' 마련 분주한 나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나토는 창설 75주년을 맞아 3일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하는 외무장관 회의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제안한 5년짜리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를 논의한다. 해당 패키지에는 나토 32개 회원국이 향후 5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1,000억 달러를 나눠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서방 무기 대부분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일명 람슈타인 그룹)의 통제권을 나토가 미국으로부터 넘겨받는다는 내용도 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을 대비한 조치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5년짜리 패키지는) 정치적 변화의 바람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 메커니즘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고 복수의 외교관들은 FT에 전했다.
오는 10월 임기가 종료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7월 미국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에 관련 논의를 매듭짓고자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킬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감안할 때 장기적 군사 지원을 담보하는 것은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기도 하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지난달 14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NATO 본부에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브뤼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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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초기 단계"... 변경 가능성 많아
다만 논의 단계에서 패키지 내용은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 관련 논의에 정통한 한 인사는 "(스톨텐베르그 제안은) 상당히 초기 단계라 나토 동맹국들이 많은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특히 나토 및 유럽연합(EU) 등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번번이 반대해왔던 친(親)러시아 국가 헝가리 등이 반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해당 패키지가 승인되려면 나토 32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나토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를 상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도 내부적으로 징집 대상을 확대하며 장기전 채비를 갖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 서명함으로써 공식 발효된 병역법 개정안은 징집 연령을 '27세 이상'에서 '25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러시아에 비해 부족한 병력을 충원하고 지친 기존 병력을 교체하고자 마련됐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주민들의 손해배상 신청을 접수하는 창구를 2일 가동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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