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황사 발생 일수 9.4일
김철희 “발원지 이동으로 줄어들 수도”
조천호 “변동성 큰 상황 속 있을 것”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가 황사와 비구름에 갇혀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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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주요 근거로는 황사 발원지의 이동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던 황사의 발원지가 동쪽으로 이동,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는 황사는 과거에 비해 적어 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서울 지점 황사일수를 집계한 결과 2023년이 총 19일로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10일, 2015년 15일, 2016년 7일, 2017년 10일, 2018년 5일, 2019년 3일, 2020년 6일, 2021년 14일, 2022년 5일을 기록했다. 올해는 3월 한 달 동안에만 총 4일간 황사가 발생했다.
2014~2024년 서울 황사일수[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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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일수는 황사 현상이 나타난 일수를 의미하는데 기상관측소에서 관측자가 직접 관측한 황사 일수를 가리킨다. 지난 10년간 평균 황사일수를 집계하면 총 9.4일로 나타났다. 이는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30년간 평균 8.9일보다 높은 빈도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발생한 올해 첫 황사는 몽골 동쪽에서 발원해 북서풍을 타고 남동진하다 오전께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관측됐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이 올해 황사 발생 빈도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000년대 초반께 나타난 정도가 심했던 황사와 달리 지구온난화 등과 같은 기후 변화 영향으로 약한 정도의 황사가 불어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철희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서울 지역 황사 발생일수를 보면, 지난해에 조금 올라갔지만, 체감적으로는 그렇게 심하지 않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 대규모 황사가 아닌 약한 정도의 황사들인데, 이는 황사 발원지가 한반도 오른쪽 위 방향으로 점차 옮겨간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황사 발원지에서 대규모로 불어왔던 황사처럼 한반도에 유입되는 황사의 양은 적을 수 있지만, 북서풍 계열 풍향의 영향으로 자주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황사 발생 빈도나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면서 미세먼지 데이터와 황사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황사는 해마다 일정하지가 않고 변화 폭이 큰 편”이라며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황사 전망이 어떻게 될 지 단정해 말하기에는 어렵고, 앞으로도 변동성 자체가 큰 상황 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사 발원지가 건조해지면 황사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되는 데, 몇몇 기후 요소만을 근거로 경향성을 분석하기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 전 원장은 황사가 생태학적 관점에서 꼭 필요한 것이어서 늘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황사 속 알칼리성 성분은 우리나라 주변 바다와 토양에 떨어지며 산성화된 것을 어느 정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황사가 갖고 있는 철분 성분은 바다 속 플랑크톤이 성장하는 필수 요소”라며 “물론 황사가 불면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황사 입자의 크기 자체가 미세먼지보다는 크기 때문에 인체에 그대로 유입돼 문제를 일으키는 확률은 다소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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