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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가 강원도에서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원주시는 첨단 의료기기 단지와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인구와 경제 규모 모두 강원도 내에서 으뜸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입지에다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원주시까지 연장하겠다고 공표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거대 양당도 원주시 선거 결과가 강원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도 양당이 혈투 끝에 강원 원주갑(국민의힘)과 강원 원주을(더불어민주당)을 하나씩 나눠 가졌다. 양당 후보들은 '이번에야말로 상대편 지역구도 탈환하겠다'는 각오로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는 중이다. 유권자들도 "힘 있는 현역 의원을 만들어줘야 한다" "현역이 지역구에서 무슨 성과를 냈냐"며 각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원일보 등 5개 지역 언론사가 의뢰해 여론조사전문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달 22~24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강원 원주갑에선 현역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지지율 41%)와 원창묵 민주당 후보(44%)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강원 원주을에서도 현역 송기헌 민주당 후보(47%)가 김완섭 국민의힘 후보(40%)에게 오차범위에서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면접조사 100%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 1일 오후 찾아간 원주중앙시장에서는 두 국민의힘 후보가 '연합 유세'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정길 씨도 합류해 국민의힘 주력 지지층인 중·장년층의 이목을 끌었다. 강원 원주갑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박정하 후보는 연설에서 "원주 발전을 위해선 힘 있는 여당 의원, 원주의 백년대계를 설계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당선되면 원주 내 의료기기혁신클러스터, 반도체 기반 산업단지를 꼭 완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농촌 지역 표심 공략을 위해 고령농이 토지 매도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농지규제법 완화, 문막공단 지역 전깃줄 지중화 공약도 내놓았다.
윤석열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김완섭 후보는 '경제통'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이날 원주중앙시장 유세에서 김 후보는 "지난주 오이가 개당 1500원이었는데, 이번주는 1000원으로 내려갔다"며 물가부터 챙겼다.
김 후보는 상대당 송기헌 후보에 대해 "찾아보니 송 후보의 공약 이행률이 12.5%밖에 안 된다. 8년이나 원주에 있으면서 지역 발전을 도외시한 것"이라며 "경제관료 출신으로 잘 짜인 공약과 정책으로 승부하겠다. 치악산 케이블카 등 지역 숙원 사업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주자유시장 상인이라고 밝힌 70대 여성 김 모씨는 이날 김 후보의 손을 잡으며 "세 번은 민주당에 넘겨줄 수 없다. 이번엔 꼭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창묵 후보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배우자는 물론 캠프 관계자 30여 명과 함께 원주기업도시 길목에 있는 물지울사거리에서 출근길 유세에 집중했다. 한 중년 남성이 차창을 내린 채 엄지를 치켜올리며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다른 남성은 원 후보 곁을 지나가며 "원주를 바꿔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지난번 보궐선거에서 박 후보에게 패배했던 원 후보는 "두 번 패배는 없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는 "3선 원주시장 출신으로 지역 구석구석을 잘 알고, 현안을 꿰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여주·원주 철도 사업, 국립과학관 유치, 교도소·군부대 외곽 이전 등 시장 때 굵직한 사업들을 해냈다. 지역 주민들도 '이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이뤄낼까'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원 원주을에서 3선에 도전하는 송 후보는 이날 정오께 원주의료원 사거리 앞에서 점심 인사를 했다. 파란색 점퍼를 입은 그는 숫자 '1'을 적은 흰색 장갑을 끼고 운전하는 시민들에게 연신 손을 흔들었다. 한 중년 남성은 차창을 내린 채 "1번! 1번!"하고 외치며 호응했다.
강사로 일하고 있다는 한 50대 여성은 송 후보에게 "정부가 교육비 예산을 삭감해 실망했다"며 "민주당이 이번에 꼭 당선돼 고독사 문제도 살펴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 후보는 "이번에 당선되면 원주에서 24년 만에 3선 의원이 탄생한다"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힘 있는 중진의원이 나와 지역구 의제를 풀어가 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고 했다.
[원주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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