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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여보, 금리 싼 곳으로 갈아타자”...한달새 1조8천억 급감에 5대은행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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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갈아타기·전세사기 영향
주택대출잔액 11개월만에 감소
가상자산 등 투자수요 확대에
요구불예금도 33조원 껑충


매일경제

서울의 한 거리에 주요은행 ATM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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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주택관련대출 잔액이 11개월만에 줄었다. 전세대출의 감소가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세사기 영향 등으로 전세수요가 줄어든데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갈아탄 차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요구불 예금이 33조원 넘게 증가했는데, 이는 가상자산·주식 등 투자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투자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 주택관련대출 잔액은 536조6470억원으로 전월 대비 4494억원 줄었다. 이 중 전세자금 잔액은 무려 1조7877억원이나 급감하며 118조5446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적으로 주담대 잔액은 늘고, 전세대출 잔액은 확 줄어든 것이다.

작년 4월 이후 계속 늘기만 했던 5대 시중은행의 주택관련대출 잔액이 지난 3월 갑자기 줄어든 것은 전세 대출 잔액 급감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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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은행 등 금융기관과 함께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선보였다. 1월 9일 서비스가 시작된 주담대 갈아타기는 은행권 치열한 경쟁 속에 금리를 낮추는 데 역할을 했고, 그 결과 1월 한달에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 1조3000억원 가량의 주담대가 이동했다.

핵심은 전세갈아타기였다. 이 서비스는 1월 31일 시작됐으며, 2월과 3월 본격 이동을 유발했다.

인터넷은행은 2월에 신규 전세자금대출 금리 3%대를 내세웠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2월 신규 전세자금대출 평균금리가 3.62%에 머무른 반면, NH농협은행은 4.21%에 달했다.

전체 추이를 봐도 케이뱅크가 3.62%, 카카오뱅크가 3.71%의 평균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기록할 때 5대 은행은 KB국민(3.83%)를 제외하곤 모두 4%대를 유지했다. 이런 금리차는 인터넷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을 불러일으키며 5대 은행 전세대출 잔액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작년 이후 전세사기로 보증금 손해를 보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전세수요가 줄어든 것도 관련 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조2238억원이나 감소, 693조5684억원에 머물렀다. 대신 수신액은 1달만에 19조원 가까이 늘어나 1995조27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요구불예금 잔액은 33조6226억원 증가해 잔액이 647조8882억원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은 예치기간이 정해져 있는 정기예금과는 다르게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돈을 뺄 수 있어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같은 수신자금이라도 ‘묶이는 돈’ 개념의 정기예금은 2월말 919조4705억원보다 14조7217억원 줄었다.

은행 수신자금 가운데 유동성 자금 비중이 증가한 데에는 최근 투자시장이 활성화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기 위해 안정적이지만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에 돈을 묶어두지 않으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투자자산의 시황이 좋으면 돈이 묶여있는 정기예금액이 줄어들고, 요구불예금 등이 늘어난다”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가상자산의 인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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