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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대통령실 “2000명 절대적 수치 아냐”…의협 “협의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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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장 “숫자에 매몰 안 될 것”

조정 가능성 명시적으로 언급

尹,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합리적 案 내면 얼마든지 논의”

대통령실은 1일 그동안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로 후퇴 없이 고수해온 2000명 수치에 대해 “2000명 숫자가 절대적 수치란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저녁 KBS TV에 출연, ‘2000명 숫자가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단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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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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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실장은 이어 “다만 오랜 기간 동안 절차를 거쳐 산출한 숫자이기 때문에 이해 관계자들이 반발한다고 갑자기 1500명, 1700명 이렇게 근거 없이 바꿀 순 없다”며 “그래서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해 주면 낮은 자세로 이에 대해 임하겠단 뜻”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 이탈이 한 달 넘게 이어진 가운데 대통령실이 2000명 수치 조정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계에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조정 여지를 열어놨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고, 지금보다 500명에서 1000명을 줄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불법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합리적 제안과 근거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꼭 2000명을 고집할 이유가 있냐, 점진적 증원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분도 계신데, 애초에 점진적인 증원이 가능했다면 어째서 지난 27년 동안 어떤 정부도 단 한 명의 증원도 하지 못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2000명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역대 정부들이 (의료계와)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갈수록 더욱 공고해졌다”며 “전공의들이 독점적 권한을 무기로 의무는 내팽개친 채 불법 집단행동을 벌인다면 국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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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시선 고정’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TV 화면을 통해 생중계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의료진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최소한의 규모”라면서도 의료계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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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대국민 담화에 앞서 대통령실에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숫자에 매몰될 필요 없이 유연한 자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정부의 이전 발표 내용과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다”며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했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해법이 아니라고 말씀드린 ‘의대 증원 2000명’만 반복해 언급돼 답답하다”며 윤 대통령이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시한 데 대해 “(2000명이라는) 숫자를 정해 놓은 상태로 여러 단체가 모여서 협의 내지는 여러 가지 의논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현미·정재영·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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