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메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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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열흘가량 남은 가운데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이번 선거의 뇌관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산업은행 이전을 놓고 지역 후보마다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산업은행이 위치한 서울 지역의 후보들은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반면 부산 지역의 후보들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산업은행 이전’을 1호로 제시했다.
산업은행 이전 부지인 문현금융단지가 있는 부산 남구의 총선 출마자들은 연일 ‘산업은행 이전’을 강조하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고, 지난 24일에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애초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당론으로 정하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결정해 법안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남구을 현역 의원인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통화에서 “(산업은행을) 무조건 부산으로 가지고 와야해서 (다른 지역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은행의 본점들은 다 서울에 있다. 서울은 본점이 있는 걸로 충분하고, 하드웨어인 가덕도 공항에 소프트웨어인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와야 명실상부한 지방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與 박용찬 “산업은행 이전으로 지역균형발전 실현 가능성 회의적”
다만 서울 지역 후보들은 여의도를 금융중심지, 금융특구로 육성하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을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는 통화에서 “고심을 거듭했고, 복잡하고 입체적인 측면을 가진 문제지만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지역 균형 발전이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을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목표대로 지역 균형 발전이 실현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여의도 금융특구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여의도 금융특구를 전세계 TOP5 안에 진입시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산업은행을 여의도에서 부산으로 이전시킨다면 그 빈자리에 금융위원회를 유치하든지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제안하고 촉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7일 국회 세종 이전 공약을 발표하면서 “여의도는 영국·싱가포르·홍콩과 당당히 경쟁하는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다”며 여의도를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野 “한동훈 ‘여의도 금융메카’와 윤 대통령 ‘산은 이전’은 모순”
영등포을 현역 의원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여의도 금융특구 조성’이 대표 공약인 만큼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산업은행 이전을 저지하기 위해 간담회와 토론회를 비롯해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여러 차례 진행해 왔다.부산에서 출마하는 같은 당 박재호 후보와 정반대 입장이다.
김 후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국회 이전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의도를 금융메카로 만든다는데,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의 산업은행 이전은 굉장히 모순적이게 된다”며 “산업은행 이전 저지에 대해 금융권, 주민들 입장이 있고 저도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갑 현역 의원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8일 “도대체 산업은행이 없는 여의도가 어떻게 세계적인 금융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겠냐”면서 “뉴욕, 런던, 상하이, 싱가포르 등 국제금융도시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집적효과를 빼앗는 자해행위이자 자가당착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시 거래비용 상승 및 대외 신용도 하락 등 자금 조달 여건 악화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자금 조달금리 상승은 고객 기업의 대출 금리 상승으로 연계되는 등 정책금융 지원 여력 자체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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