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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조석래 명예회장 떠난 효성…3세 ‘형제 독립경영 체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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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규 지주사 ㈜효성신설지주 설립 발표

3세 조현준·조현상 독립 경영에 계열 분리 수순

조석래 명예회장 지분 균등 배분할 것으로 예상

헤럴드경제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효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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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영대·김은희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29일 별세로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의 ‘형제 독립경영 체제’ 구축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2017년 회장 자리에서 내려온 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자 현장 경영을 이끄는 체제로 정착돼 온 만큼 당장 경영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오는 6월 형제 독립경영 체제 전환과 그에 따른 계열 분리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선친인 조홍제 효성 창업주가 별세하기 2년 전인 1982년 회장에 취임해 35년간 효성을 이끌었다.

일단 올해 6월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이 승인되면 7월 1일자로 효성그룹은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 법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조현준 회장은 섬유와 중공업, 건설 등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조현상 부회장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첨단소재 부문을 전담해 경영하게 된다. 최근 글로벌 복합위기로 기업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가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변화에 신속 대응하고 전문성을 한층 키운다는 전략이다.

앞서 그룹 지주사인 ㈜효성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가칭 ‘㈜효성신설지주’라는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한 바 있다.

주요 계열사 지분 구조를 보면 계열분리는 당연한 수순으로 읽힌다. 효성티앤씨의 조현준 회장 지분은 14.59%이지만 조현상 부회장 지분은 없다. 반대로 효성첨단소재 주식은 조현상 부회장만 12.21%를 보유하고 있다.

2개 지주사가 각자 이사진을 꾸리기로 한 만큼,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서로 지주사 지분을 맞교환하는 과정을 거쳐 계열분리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지난 14일 진행된 효성첨단소재 주주총회에서는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조홍제 창업주가 설립한 효성그룹은 과거 장남 조석래 명예회장이 효성을, 차남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한국타이어를 각각 맡아 계열 분리한 사례가 있다.

계열 분리 이후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은 회사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준 회장은 그룹의 핵심사업인 섬유부문과 건설, 석유화학 등의 혁신과 성장잠재력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동력 육성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효성은 친환경 리싸이클 섬유인 리젠, 바이오 스판덱스 등 친환경 섬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현준 부회장은 미래 첨단소재 솔루션 분야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성장기회를 확보하는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는 슈퍼섬유라고 불리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타이어코드를 양산하고 있다. 향후에는 탄소섬유 증설을 비롯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신규 소재 사업 분야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는 고객에게 인공지능(AI) 연산환경부터, 고성능 데이터 처리, AI 솔루션까지 제공해 데이터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예정이다.

효성 측은 형제 독립경영 체제에 대해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주회사별로 사업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적재적소에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효성의 형제 독립경영 체제 전환이 가시화된 가운데 조석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10.14%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 안팎에선 특정인에게 지분을 몰아주기보다 균등 배분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효성 지분율은 조현준 회장이 21.94%, 조현상 부회장은 21.42%다.

다만 상속 과정에서 조석래 명예회장의 2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분 요구에 나설 경우 변수가 될 수 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회사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형인 조현준 회장을 상대로 횡령, 배임 등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을 이어간 바 있다.

yeongdai@heraldcorp.com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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