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29일 “이종섭 주 호주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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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을 지내고 윤석열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에 취임했다. 지난해 7월 해병대 소속 고 채수근 상병 순직 당시 장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진상조사를 맡은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의 과실 치사 혐의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한 다음날,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를 번복하며 작성된 조사 결과 수정을 요구하는 등 수사에 개입.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장관 사퇴론이 일던 지난해 9월 12일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다.
장관직 사퇴 6개월 후 주 호주 대한민국 대사로 임명됐다. 외교부는 지난 4일 이 대사가 국방·방산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호주와 협력을 심화,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임명 사실을 밝혔다. 이어 지난 6일 이 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국금지시켜놓은 사실이 보도됐다. 대통령 지시로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핵심 규명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이 대사의 출국은 수사회피를 위한 인사라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 대사는 8일 호주로 출국했다.
이 대사는 부임 2주만인 21일 귀국했다. 외교부는 방산 관련 국가에서 대사 임무를 수행 중인 공관장들이 국내에서 공동으로 회의를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도피 출국’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귀국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졌다. 이 대사의 출국길과 귀국길에는 언론의 추격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피켓시위로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대사는 부임 3주, 임명 발표 4주만에 대사직을 내려놨다.
수사외압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이 대사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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