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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12만 원을 언제 회복할 것이냐"…주주 불만 터져 나온 카카오의 제주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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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주총·이사회 열고 정신아 대표 공식 선임
한국일보

28일 오전 카카오 본사인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이 카카오에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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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28일 정신아 대표 선임을 공식화했다. 각종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카카오는 경영 쇄신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했지만 주주나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제주시 본사에서 제29회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어 정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정 대표를 내정한 지 3개월 만에 '정신아호'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이사회도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 등 8인 체제로 새롭게 꾸렸다.

카카오는 앞으로 정 대표를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우선 인공지능(AI) 기술 및 서비스를 집중 강화하기 위해 전사에 흩어져있던 인력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해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 지휘를 맡겼다.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카카오는 "의사결정 단계와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이 조직 개편 방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주가' 불만… 노조는 '회전문 인사'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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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28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정신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 카카오 제공


그러나 이날 주총에선 카카오의 '불통'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카카오는 소액주주만 200만 명에 가까운 '국민주'인데 이번 주총에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은 마련하지 않았다. 특히 앞으로 카카오를 이끌어갈 정 대표를 비롯해 새 이사진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 국민주인 삼성전자나 네이버 등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주주와 소통을 강화한 것과 대조된다.

카카오가 제주 본사에서 주총을 열다 보니 일반 주주들의 참여도 쉽지 않다.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은 "제주 주총은 일반 주주들의 접근성이 매우 낮아 주주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주주와의 소통 시간을 마련하지 않았음에도 이의 제기 시간에는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주가 "카카오 주가는 언제 12만 원을 회복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의장 역할을 맡은 홍은택 대표가 "사업 성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주가도 함께 올라갈 것이고 신규 경영진이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날 기준 카카오 주가는 5만4,400원으로 2021년 고점(17만3,000원 대)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쇄신 방향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도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주총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사 원칙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카오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불렀던 정규돈 카카오 CTO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 회계 혐의 지적을 받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중용해 비판을 받는 중이다. 카카오 노조는 "임원 선임에 있어 회사의 사업적 특성, 조직 문화 등은 고려되지 않고 인맥 기반의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러한 '핵관(핵심관계) 리더십'으로 인해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사업 위기 및 재무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의 신뢰 회복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대표는 공식 취임 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내 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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