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파업이 이날 오전 2시20분쯤 결정되면서 파업 사실을 모른 채 길을 나섰던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영호(48)씨는 이날 2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리다가 뒤늦게 쌍문역까지 20여 분을 걸어가 지하철을 탔다. 김씨는 “파업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새벽에 기습 파업을 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본 고등학생들도 애를 태웠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인 A군은 이날 아침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20분 넘게 달렸다. 평소 부모님 자가용으로 등하교했지만, 버스 파업 여파로 미아사거리 일대가 극심한 정체를 빚은 탓이다. A군은 결국 시험에 늦지 않기 위해 중간에 차에서 내려 따릉이를 탔다.
대중교통 파업이 밤늦게 결정된 건 이번뿐이 아니다. 2022년 서울 지하철 파업도 밤 10시쯤 결정됐다. 시민들은 “파업 여부를 미리 알리고 밤샘 협상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과천에서 서울 중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B씨는 “의사도 그렇고, 버스기사도 그렇고 시민을 볼모로 자기 주장만 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전날 오후 개시돼 협상 자체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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