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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와 투표

“비 추적추적 내리는데 소복입고·눈물 훔치며 삭발식”…알고보니 선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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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13일 앞으로…이색 선거운동 봇물

전주을 출마 정운천 출정식
삭발후 대통령과 담판 약속

민주는 부산, 국힘은 울산
빗속에서 큰절 올리며 유세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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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전주시을 선거구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가 전북도청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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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13일 앞두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전국 각지에서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담긴 이색적 장면이 펼쳐졌다. 비장한 각오를 담아 진심을 전하는 후보, 유쾌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후보, 효율성을 극대화한 후보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먼저 ‘석고대죄’형이다.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남문 앞에선 전주을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의 출정식이 열렸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하얀 소복을 입은 정 후보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정 후보와 보좌진 그리고 지지자까지 흐르는 비를 맞으며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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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전주시을 선거구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가 전북도청 앞에서 삭발한 뒤 함거에 올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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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을 마친 정 후보는 “여러분의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를 헤아리지 못한 책임이 커 결연한 의지로 함거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며 “소리만 내는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라 여당 3선 국회의원으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직언하고 담판 짓겠다. 전북의원 10명 중 1명이라도 꼭 일꾼 정운천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도청을 향해 큰절을 올린 뒤 죄인을 이송할 때 실어 나르던 수레인 ‘함거(檻車)’에 올랐다. 함거에는 ‘전북의 아픔, 분노 껴안겠습니다’, ‘여야 협치 쌍발통 살려주십시오’라고 쓴 현수막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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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 김찬휘 공동대표(왼쪽부터), 심상정 원내대표,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총선 출정식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절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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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처럼 삭발까진 아니더라도 유권자를 향해 큰절을 올리는 모습은 4년 만에 되풀이됐다. 울산의 국민의힘 후보 6명은 이날 울산태화로터리에서 열린 합동 출정식에서 함께 큰절을 올렸다. 맨바닥에 비가 쏟아지는 악조건이었지만, 후보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에 뛰어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합동 출정식에서 시민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 녹색정의당도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심상정 원내대표를 필두로 김찬휘 공동대표,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이 역시 큰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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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을에 출마한 민주당 강훈식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가수 비비의 인기곡 ‘밤양갱’을 패러디해 올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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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퍼포먼스’형이다. 후보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방식이다. 충남 아산을에 출마한 민주당 강훈식 후보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비비의 ‘밤양갱’을 개사해 부른 ‘국회의원 밤양갱 사건’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경기 분당을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김병욱 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도 이색 선거운동에 합류했다. 김 후보는 상반신을 노출한 사진과 함께 바디 프로필에 도전한 영상을 공유했다. 김 후보는 분당 신도시 재건축을 위해 자신의 몸부터 단련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후보는 국내 자동차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분당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을 강조했다. “어떻게 사느냐는 친구의 말에 ‘분당에 산다’고 대답했습니다”라는 멘트다.

새로운미래는 보이그룹 투어스(TWS)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를 개사한 ‘첫 창당은 너무 어려워’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경기 고양정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용태 후보는 호위무사로 분장한 배우 서범식 씨와 함께 선거운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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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미래 최재영 서울시당 위원장이 보이그룹 투어스(TWS)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를 개사한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 = 새로운미래 유튜브 캡처]


첫 공식 선거운동에 든든한 ‘지원군’을 대동한 후보들도 있었다.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에 출마한 국민의힘 유상범 후보는 이날 횡성 축협오거리 회전교차로에서 친동생인 영화배우 유오성 씨와 함께 유세에 나섰다.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선거운동 방식도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였다.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공약 핵심만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과학고’ ‘트램’ ‘남사터널’ ‘분당선 호수공원역’ 등 단어만 적은 현수막에 “이준석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또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출마한 김에 동탄일주’, ‘동탄, 어디까지 가봤니?’란 이름을 달고 동탄 지역구 내 100개 아파트 단지를 모두 도는 영상을 공유했다.

한편 이날 고등학생 125만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로 인해 ‘조용한’ 선거운동을 택한 후보들도 있었다. 안양동안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정 후보는 음향 장치 사용을 최소화하고 도보 유세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화성정에 도전장을 낸 국민의힘 유경준 후보도 모의고사가 끝날 때까지 유세차 음향장치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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