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앞선 곳… '인지도 강점' 秋 만회에도 강성 양날
李도 선명성이 한계… 공천 부정 평가 나란히 높아
경기 하남갑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용 국민의힘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총선을 2주가량 앞두고 경기 하남갑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현역 비례의원 이용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 후보가 8%포인트 앞섰지만 오차범위(±4.4%포인트) 이내여서 경합으로 분류된다.
추 후보는 높은 인지도라는 강점을 쥐고도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했고, 이 후보는 '보수 강세'로 평가받는 곳인데도 고전하고 있다. 추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저격수', 이 후보는 윤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해왔는데 이 같은 '공격 본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두 후보 공천에 대한 지역주민의 부정적 평가가 절반 안팎에 달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3~26일 하남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선에서 투표할 대상으로 39%는 추 후보, 31%는 이 후보를 꼽았다. 22%는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선거구 획정으로 신설된 하남갑은 구도심과 농촌 지역 위주로 구성돼 비교적 보수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다. 지난 대선에선 윤 대통령이 득표율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4.8%포인트 앞섰다. 경기 전체에서 이 대표가 5.3%포인트 앞선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서울 광진을에서 5선을 하고 당대표와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거물' 추 후보와 비례대표 초선인 이용 의원은 체급 차이가 뚜렷하다. 이처럼 두 후보 모두 표밭과 개인 경쟁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한 터라 상쇄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적극 투표층 지지율에서 추 후보는 46%로 이 후보(36%)와 격차를 10%포인트로 벌렸다. 중도층 역시 추 후보 43%, 이 후보 26%로 추 후보의 손을 들었다. 후보 선택 요인은 정당(51%), 인물(26%), 공약·정책(21%) 순으로 나타났다.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22%의 선택이 관건이다. 변수는 두 후보의 공통점인 '선명성'이다. 선명성의 약점을 줄이고 강점을 얼마나 살리느냐에 달렸다. 추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과 강대강으로 맞붙어 강성 이미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그로 인해 정권을 내준 일등공신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 후보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수행실장 출신으로 '친윤석열계'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두 후보의 공천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민주당은 동작을 등 서울 격전지에 추 후보 투입을 검토하다 연고가 없는 하남갑 전략공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후보는 경선을 치르긴 했지만 경쟁자를 하남을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뒷말이 나왔다. 그 결과 추 후보 공천에 대한 응답자의 부정평가는 62%로 긍정평가(23%)를 압도했다. 이 후보 공천(긍정평가 26%, 부정평가 46%)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곱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경기 하남갑 총선 후보 지지율. 그래픽=강준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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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어떻게 했나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경기 하남갑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화면접조사방식으로 3월 23일~26일까지 실시했다. 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휴대전화 가상(안심) 번호 무작위추출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12.4%였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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