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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한은 "PF 부실 확산하면 저축은행 건전성 상당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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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대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건전성 규제 기준은 웃돌지만
비은행은 충당금 적립 등에 수익↓"
한국일보

기사 내용과 관계없는 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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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하는(대출 부실화) 건설업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사업이 정상 진행 중인 곳의 PF 대출까지 부실화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금융기관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한은은 '부동산 PF 및 건설업 관련 리스크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PF 대출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1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자료를 받아 분석했는데, 여기엔 새마을금고 PF 대출은 누락돼 있다. 보고서는 이날 금융통화위원들이 검토한 '금융안정 상황(3월)' 자료에 수록됐다.

부동산 PF 대출은 특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미래 수익성을 짐작해 토지 매입과 개발에 필요한 비용 등을 빌려주는 금융기법을 뜻한다. 일반적인 대출이 사업 주체의 신용도나 담보물의 가치를 따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PF 대출은 증가세를 거듭해 지난해 말 잔액이 135조6,000억 원에 이른다.

고금리에 이자가 불어난 데다 부동산 경기가 꺾여 분양률이 떨어지고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하는 곳도 생기면서,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고금리 이전) 0.4%에서 지난해 말 2.7%로 7배 늘었다. 이날 한은 보고서도 지적했듯 저축은행처럼 "자본 대비 PF 대출과 연체액 비율이 모두 큰" 곳도 있다. 돈을 빌린 건설사뿐만 아니라 빌려준 금융회사도 위험한 상황이라는 주장이 일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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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PF 부실 확산’ 모의 시험(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그래픽=박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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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그러나 "PF 사업장 부실이 크게 확산되는 예외적인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하에서도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①고위험 사업장의 PF 대출액이 모두 금융회사 손실이 되는 경우 ②고위험 사업장의 부실이 해당 시공사의 다른 사업장 부실로 이어지는 경우 모두 자본비율이 건전성 기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저축은행 등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자본비율이 상당 폭 하락(14.1%→12.6%→11.4%)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고위험 대출을 많이 내준 비은행권은 "부실 확대 시 충당금 적립에 따른 수익성 저하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건설사 역시 "이자지급능력·유동성 저하, PF 채무 보증에 따른 우발부채2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증 규모가 큰 일부 건설사들은 우발부채가 현실화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상 사업장엔 유동성 지원을, 부실 우려 사업장엔 구조조정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는 게 한은 결론이다. 2011년 저축은행 PF 사태 이후 건설투자가 3년간 감소세를 보였던 것처럼 "부동산 경기 및 건설업황 회복이 지연될 경우 PF 사업장 부실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며 시의적절한 대응을 강조했다.
1 스트레스 테스트
예외적이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건을 가정하고, 이에 대해 금융시스템이 얼마나 안정적일 수 있는지 측정해 보는 것.
2 PF 채무 보증에 따른 우발부채
PF 대출을 받는 주체는 전문 시행사지만 건설사도 일부 위험(리스크)을 떠안는다. 금융사가 만일에 대비해 건설사에 '시행사가 돈을 갚지 못하면 건설사가 대신 갚겠다'는 내용의 PF 채무 보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PF 채무 보증은 '현재는 채무가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부채로 확정될 수 있는' 우발부채로 잡힌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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