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 갑질 신고’ 정재호 주중대사 “일방 주장에 기초”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가 대사관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외교부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정 대사가 “보도 내용은 일방의 주장만을 기초로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사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사실 관계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는 바, 현 단계에서 구체적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며 “관련자의 명예가 걸려 있는 바, 추측 보도의 자제를 요청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재호 주중한국대사./이윤정 기자

외교가에 따르면, 주중 대사관에 근무하는 주재관 A씨는 이달 초 외교부에 정 대사를 폭언 등 갑질로 신고했다. A씨는 정 대사가 업무 시간에 본인 사무 공간으로 불러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고 주장하며 정 대사의 발언을 녹음해 외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외교부가 아닌 다른 부처 소속으로, 중국에 파견 온 주재관 신분이다.

외교부의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욕설·폭언·폭행과 외모·신체 비하 발언,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 모욕적 언행을 행하는 것을 갑질로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감찰담당관실 내에 ‘갑질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갑질 상담·신고 접수 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필요 시 수사 의뢰 등을 하게 돼 있다.

현재 외교부는 관련 제보의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재외공관에서의 비위 등 여러 사안에 대해 항상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도 원칙에 따라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동기로, 현 정부의 첫 번째 주중 대사다. 대사 취임 전까지 25년간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정책 자문을 했다. 2022년 4월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에 포함돼 미국을 방문, 윤 대통령의 대(對)중국정책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해 6월 주중 한국대사에 내정됐다.

베이징=이윤정 특파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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