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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남은 의사가 환자될 판" 1인 피켓 시위 나선 부산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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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인턴들 입대하기 위해 임용 취소해달라고 연락 와"

연합뉴스

1인 피켓 시위 나선 신용범 교수
[촬영 박성제]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환자를 봐야 할 교수가 링거를 맞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저희가 환자가 되겠습니다."

28일 오후 부산 서구에 있는 부산대병원 외래병동에서 1인 피켓 시위에 나선 신용범 재활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의과대학 정원 2천명 증원에 문제를 제기하며 "가르칠 학생과 전공의가 없어서 현장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최근 전공의가 떠난 일선 현장에서 남은 교수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응급실에서 당직인 교수에게 연락했더니 본인이 링거를 맞고 있다고 하더라"며 "교수들은 당직에도 투입되고 외래 진료도 봐야 하는데, 이 사태가 장기화하면 정말 병원을 떠나거나 병가를 쓰는 이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증 환자를 많이 받는 곳은 일주일에 한두 번밖에 집에 가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술 건수와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지만, 대학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는 중환자이기 때문에 격무는 여전하다"며 "우리 병원에도 일부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현장을 이탈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1인 피켓 시위 나선 신용범 교수
[촬영 박성제]


전공의를 관리하는 교육연구실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당초 이번 달부터 근무하기로 했던 신규 인턴들로부터 임용을 취소해달라는 연락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현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탓인지 현역으로 입대하고자 임용을 완전히 취소해달라는 연락이 자주 온다"며 "법적으로 인턴 업무를 시작하면 수련 과정 도중에는 현역으로 입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역으로 18개월 동안 군대를 다녀오는 것이 군의관으로 38개월 근무하는 것보다 낫다고 본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2천명에만 몰두해 대화하지 않으면 전공의는 결코 현장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며 "환자와 남아있는 의료진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먼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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